지금은 카멜레온 시대.
지금은 카멜레온 시대.
  • 전주일보
  • 승인 2020.05.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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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 고문
김 규 원/ 편집 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뒤흔들어 숱한 사람이 죽고 취약한 남미지역은 확산세가 가팔라 재앙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진정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유럽형 바이러스가 이태원을 통해 번져 34차 감염까지 등장하여 불안이 지속하고 있다.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바이러스의 침공은 현대과학도 쩔쩔매게 옭죄며 우리의 생활과 제도의 개편을 요구한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잘먹고 잘사는 자들이 국가의 중심이므로 그들만 좋은 세상을 만들어 끼리끼리 시시덕거리는 세상을 꿈꿀 수 없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신분 · 재산 · 학력 ·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단위 구성원끼리만 아니라 국가, 나아가서 지구촌 전체가 서로 협력하고 뭉쳐야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오래지 않아 사그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만들어져 인류를 괴롭힐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인류가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려 발생한 바이러스이므로 균형 회복을 이루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독불장군 트럼프

 

그동안 미국은 막강한 국력을 배경으로 세계의 리더로 손색없는 지위를 누렸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한 뒤에 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하면서 분쟁을 촉발하여 무기를 팔고 직접 전쟁에 개입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거대한 이익을 챙기기도 했지만, 베트남 전쟁처럼 막대한 인명과 비용 손실을 맛보기도 했다. 세계평화라는 이름을 앞세워 각국을 견제하고 힘으로 눌러 골목대장의 지위를 누렸다.

그러던 미국이 트럼프라는 장사꾼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면서 철저한 국익 우선주의로 변화하여 어떤 일이든 장삿속으로 판단하기 시작했다. 수입품의 관세율을 높이고 외국의 공장을 유치하여 실업률을 줄여 처음에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관세율을 높인 것이 국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각국의 경제적 조치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효과는 반감했다.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는 여전히 국익 우선주의에 집착하여 지구온난화방지 협정에서 탈퇴한 것을 비롯하여 자국이 비용을 부담하는 여러 협정에서 탈퇴하거나 무효화 조치로 국제기구와 국가간 협력을 외면하는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핵실험을 하겠다는 엄포도 내놨다. 그러면서 중국을 고립시키고 견제하기 위해 우리에게 중국과 미국 간 선택을 강요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할 때 만만하게 대응하여 세계 최대의 코로나 피해국이 된 미국의 여론은 트럼프에 싸늘하다. 현재의 여론으로 보면 11월 선거에서 트럼프의 낙선이 기정사실이라는 분석이다. 하원의 탄핵 소추를 당했던 저질 장사꾼의 돌출행동에 미국민들도 인내의 한계에 이른 듯하다. 세계와 우리를 위해 그만 대통령 직에서 내려왔으면 싶다. 수준 낮은 장사꾼의 손에 인류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 어려운 바이러스와 전쟁 통에 미국의 역할은 인류에게 퍽 중요하다. 국익에 도움이 되면 아무 짓이나 해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세계가 늘 그의 입과 손에 주목하며 불안해하는 오늘의 상황은 이제 종식돼야 한다. 그의 착각은 올해로 끝나야 한다.

 

뒤로 가는 통합당

 

지난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당선자 모임에서 김종인 비대위가 최종 결정되었다. 80 노인을 정점으로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수밖에 없던 통합당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 일을 두고 당 내외에서 반발이 무성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그들의 고정관념을 어찌하랴. 비상대책위원은 60대 이하의 젊은 층으로 구성하고 이제까지 고수하던 부자와 기득권층 보호라는 노선을 버리고 약자 보호와 복지 증진의 노선을 택한다고 하지만, 흰 개 꼬리를 굴뚝에 3년 묵혀도 황모로 변하지 않는다는 속담이 어디 가지 않을 성 싶다.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한 심경이면서 묵은 인물을 다시 영입하는 그들의 뇌리에는 아직도 박정희의 망령이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힘으로 눌러 깔아뭉개며 끼리끼리 놀고 싶은 심사를 감추지 못한다. 당 중진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를 선택한 일을 두고 결국 익숙한 과거와 손을 잡았다. 익숙한 과거와 결별할 용기도 없었다.”리고 한탄했다는 기사도 났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길을 가야했다. 그 길을 가다 실패한들 무슨 손해가 있겠냐.”라고 과거로 돌아간 당의 장래를 걱정했다.

변하지 않는 정치, 그저 큰 나무 아래서 이슬을 피하고 보호받으며 안락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그들에게 내일은 없다. 그렇게 무능한 야당은 집권여당조차 현상유지에 빠지게 하고 안일함 속에 사익에 눈을 돌리게 할 수 있다. 정치가 그렇게 제자리에 머물게 되면 손해는 국민이 본다. 바이러스와 전쟁 속에 피나는 노력과 시의 적절한 변화가 필요한 즈음이다.

 

여러 학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세상과 삶을 말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진단을 내놓지 못한다. 너무나 많은 변수와 알 수 없는 불안이 엄습하는 오늘이다. 오직 살 길은 변화에 대해 시의적절한 응대와 단합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보다는 남을 생각하여 내 불편을 감수하는 자세가 개인과 단체와 국가에서 모두 지켜질 때, 비로소 어려움을 견디는 여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문화의 모든 곳에서 이제까지와 다른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과거의 경험보다 오늘 하루의 시련이 미래의 역경을 이기는 힘이 될 것이다. 오늘을 보고 내일을 생각하는 재빠른 변화와 적응을 위해 모두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직시하자. 카멜레온처럼 환경에 맞추어 변색하는 적응력이 필요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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