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대한민국 & 선거
코로나19 속 대한민국 & 선거
  • 전주일보
  • 승인 2020.03.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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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늪에 빠졌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미국이 21일에는 하루 확진자 수에서 세계 최고를 다시 확인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500명 가까이 사망자가 나와 연일 사망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도 100명 이하이다가 다시 21일에는 147명이 증가하더니 22일에는 98명으로 들쑥날쑥이다. 아직도 정부의 간곡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거듭하는 종교단체와 젊은이들의 겁 없는 행동이 온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는다. WHO(세계보건기구)가 경고한 것처럼 젊은이들이라 해서 안전한 것이 아닌데 젊은이들은 토요일의 놀토를 참으려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양극(兩極)집단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계의 언론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민의 행동에 찬사를 거듭하고 있다. 정직하게 매일 2차례 상황을 국민 앞에 보고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정부의 대응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부러워했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한국인들을 부러워하며 한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 폭풍에 문명국을 자랑하는 유럽과 미국의 수퍼마켓 생필품이 사재기로 바닥나는 가운데 한국에선 사재기가 전혀 없자 세계가 놀라고 경탄하고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경제학자 폴 크루먼등은 한국의 대처를 칭송하며 세계가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 다음 포털에 공개된 어떤 웹툰작가의 일기는 이번 사태에 헌신하는 의료진의 모습과 마음을 감동으로 전해 왔다. 전직 간호사인 작가가 묵은 면허증을 찾아들고 대구에 찾아가 봉사하며 느낀 의료진의 뜨거운 마음은 코허리를 시큰하게 하고 남았다. 결혼조차 미루고 봉사에 전념하는 이들, 방호복과 고글에 피부가 짓무르는 가운데 얼굴에 테이프로 도배하고 흐르는 땀을 씻을 틈도 없다는 그들.

그런 희생에 전국 각지에서 갖가지 위문품이 몰려들고 성금이 잇따르는 이야기는 이제 흔하다. 위난을 당하면 강하게 뭉쳐서 자신을 내놓을 줄 아는 사람들, 어설픈 솜씨로 만든 마스크 몇 장을 동사무소에 몰래 두고 도망치는 이들, 기초생활 수급자가 내놓은 20만 원 등등 너도나도 어떻게든 가진 것을 내놓아 함께하겠다는 갸륵한 마음이 넘친다. 신천지 집단의 막무가내 종교행위가 대구를 휩쓸었지만 지금 그들은 외롭지 않다. 대구에서 이송돼 온 환자들에게 우리 전북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은 그들의 가슴에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이 위난을 극복하겠다고 나서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어떻게든 이런 혼란을 정치에 이용해보려는 악랄한 집단이 있다. 일부 보수언론은 연일 정부의 대처를 비방하고 어려운 국민과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50조를 투입할 계획을 세우자 나라 곳간을 비워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고 비난하는 자도 나섰다. 광신도를 이끌어 정부를 비방하고 갖은 소리를 다 하다가 구속된 전광훈 목사의 교회는 매일 수백 명의 교인들을 모아 예배를 강행한다는 소식이다.

나라가 어찌 되든 엇박자로 혼란을 부추기는 무리에겐 민주사회를 향한 지향 따위는 안중에 없다. 정부를 비난하고 지난날 개발독재 시절로 돌아가 끼리끼리 잘 먹고 잘살겠다는 욕망뿐이다. 평범한 시민이 저희 무리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사실에 분노한다. 독재자의 그늘에 숨어 떡고물을 받아먹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들 언론은 아직도 우한 폐렴이라는 명칭을 쓰며 국민을 오도(誤導)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에 적절히 대처하는 정부를 깎아내리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지만, 국민의 눈은 그들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선거 때 무슨 말을 못 하나

 

이 말은 이명박이 당선 직후에 당선자 신분으로 미국에 알랑거리러 가면서 비행기 속에서 했다는 말이다.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후보자의 마음을 잘 드러낸 말이지만,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선거 발언을 잘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입지자들이 그동안 쏟아놓은 선거공약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우리는 금세 행복한 국민이 될 터이지만, 유감스럽게 그 말들은 그야말로 선거용으로 나온 공약(空約)일 듯하다. 우리 전북은 비교적 점잖은 편이다. 타 지역에서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부끄러운 현수막과 공약이 난무한다는 뉴스다.

도내 10개 선거구에 나선 후보들의 공약도 가지가지다. 대부분 전북의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이지만, 아무래도 터무니없는 공약도 있다. 물론 국민들도 후보자의 공약을 믿지는 않는다. 그동안 너무 많은 거짓말을 들어왔고 그것이 선거용이라는 것도 짐작한다.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자면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지난 4년간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생각하여 채점표를 만들면 될 듯하다. 현역의원들은 지난 선거에서 받은 도민의 성원을 헛되이 저버리지 않았는지, 약속은 잘 지켰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다. 현역이 아니어도 지난 기간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살펴보아 선택하여 후회 없기 바란다.

3일 후엔 정식으로 국회의원 선거 후보로 등록하고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자중하는 시민들 앞에 나서서 표를 달라고 외치기도 어려운 현실을 생각하면 후보자들도 퍽 난감할 것이다. 전처럼 네거리에서 시선을 끄는 율동도 어려울 것이고 확성기에 목소리를 실어 호소하기도 어려운 가운데 시민들의 관심도 거의 바닥이다. 어쩌면 투표율도 사상 최저를 기록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이번 선거에는 제발 사사로운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는 인물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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