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성경을 읽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성경을 읽지 않는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03.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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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이번 주제도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엇보다 다급한 문제이고 누구나 잘 알아야 할 전염병 문제이기 때문이다. 8일 오전 발표 확진환자 7,134, 격리해제(치유) 130, 사망 50 명이라고 발표했다. 8일 발표를 보면 오랜만에 새 확진 환자 수가 400명 이하로 나타나 조금 수그러드는 게 아닌가 성급한 짐작을 해 본다. 그런데도 세계 100여 국가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조치를 하고 있다니 이런 망신이 또 있을까 싶다.

코로나-19는 이제 극동을 떠나 유럽과 중동, 그리고 미국으로 전파되어 지역감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는 하루 1,000명 이상 확진 환자가 나오고 사망자도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도 400명의 환자가 발견되었고 그나마 검사능력이 미비하여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지역감염이 진행되어 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통계를 감추는 바람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는 것은 신천지의 맹신도들이 증상이 있는데도 병원을 미루고 예배에 참여하여 교회 내부와 지역사회에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사기성 교리에 빠져 제 몸조차 돌보지 않는 사이비종교의 폐해였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코로나-19 위험이 사그라들 때까지 예배 등 집회를 하지 말라고 간곡하게 사정하고 있는데도 일부 기독교에서는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설사 하나님이나 신이 있다면, 정말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 있다면 제발 돌아다니지 말고 전염병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라고 했을 듯하다.

 

인수(人獸)공통 질병의 창궐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야생동물의 질병이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염되기 시작했다. 화석에너지를 마구 퍼 쓰는 바람에 지구 기온이 올라가고 산림을 파괴하여 거기 살던 동물이 인간의 영역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전염병이 연달아 발생했다. 1918년 발생해 2년간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1981년 에이즈가 있다. 1994년 호주 헨드라,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 2002년 사스, 2009년 돼지독감, 2012년 메르스, 2013년 에볼라, 2015년 지카,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까지 2~5년 주기로 대형 감염병이 발생했다. 거기다 1997년 이후 매년 발생하는 조류독감까지 인수공통 감염병은 우리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들 전염병의 숙주도 다양하다. 모기나 기생충, 박쥐와 조류, 이번 코로나-19는 천산갑이라고 하지만, 그마저도 정확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인간이 야생동물의 영역을 침범하여 함께 살고 있으니 당연히 질병도 걸리게 되어 있다. 그러면 야생동물을 모두 없애버리면 질병에서 안전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한 종의 야생동물만 없어져도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먹고 먹히는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한 종류가 없어지면 그 아래 단계 동물의 개체가 크게 늘고 늘어난 개체의 먹이가 부족하면 또 다른 생태 교란이 이루어져 그 결과는 짐작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야생동물에 서식하던 바이러스는 대부분 인간에 옮겨지지 않는 것이지만, 바이러스가 인간과 접촉하면서 인간의 몸에 들어와 살 수 있게 진화하여 인수공통의 질병으로 변한다. 바이러스처럼 작은 미생물일수록 조직이 단순하여 환경에 맞게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쉽다. 거의 모든 야생동물이 인간과 같은 영역에 살고 있으므로 앞으로 이런 새로운 전염병은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상한다. 그리고 현재보다 더 치명률이 높은 전염병이 얼마든지, 나올 것이라고 한다.

이런 엄청난 재앙이 올 수 있는 자연환경 파괴행위와 기후변화 문제에서 인간이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이익만 추구하는 자들은 심각한 위기를 부인한다. 미국의 트럼프가 세계 기후협약에서 탈퇴한 일이 바로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의 대표적 행동 아닌가 싶다. 부자들은 환경재앙을 견딜 수 있는 시설 속에서 아무 불편을 느끼지 않으니 그따위 제약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들 생각은 돈이 된다면 인류의 미래 따위는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마스크, 사망률, 집단감염

 

8일 정부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1주일에 2매를 출생년도에 해당하는 요일에 구매할 수 있도록 정하여 주민등록증이나 면허증, 학생증을 지참하여 구매할 수 있게 정했다. 마스크를 중국인들이 싹쓸이하고 이익을 노린 집단이 마스크를 사재기하면서 품귀 사태를 불러왔던 문제를 잠재울 대책이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야당이 비난하는 만큼 잘못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한국의 대응에 놀라워하면서 칭찬한다. 매일 두 차례 정확하게 확진 환자 수를 밝히고 치유와 사망자를 그대로 밝히는 사례에 세계보건기구조차 감동하는 눈치다. 특히 사망률 0.67%는 일반 독감보다 낮은 수치이다. 중국이나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지의 사망률에 비하면 최소 1/5내지 1/20 정도여서 한국의 의료수준이 세계 최고임을 자랑할 만하다.

다만, 일부 기독교의 맹신집단이 정부의 통제에 응하지 않고 전염을 확산시킨 후진성 신앙행태는 첨단 의료를 자랑하는 한국의 얼굴에 먹칠한 셈이다. 이 글을 쓰는 8일 오전 11시에도 전국 일부 교회에서는 예배를 강행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있어서 전염병 따위는 두렵지 않다고 믿는지 모르지만, 바이러스는 성경을 읽은 적이 없다. 더는 집단감염이 나오지 않도록 협조해야 빨리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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