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발상
코로나19 역발상
  • 전주일보
  • 승인 2020.02.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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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코로나19가 우리사회 및 경제에 블랙홀이 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 완화에 따라 회복하려는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관광·항공·유통 등의 산업은 치명타를 맞았다. 무역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당장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내 공장의 가동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원부자재 수급이 불안하고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중국 바이어와 연락이 단절되어 거래 재개가 불투명하고, 대금회수가 지연되고, 수출입 물류 및 통관에 차질이 생겨 수출 물건을 보내지 못하는 등의 애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 및 지자체에서 업계에 대한 동향을 신속히 파악해 대책을 준비하고 있어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간이냐 장기간이냐의 문제지만 단기로 끝나기를 기대해 본다.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된다. 가장 먼저 영향을 주는 부분은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의 변화 가능성이다. 세계 생산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차량 부품 중 ‘와이어링 하네스’의 물량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현대차의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도 또한 휴업했다. 이 같은 사태를 겪은 우리 기업들은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며 앞으로 중국 이외 국가에서 부품과 소재 생산을 추진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것은 아니다. 일본도, 미국도 겪고 있다. 이들 나라의 기업들도 역시 대비책을 세울 것이다.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시장 확대 또는 신시장 발굴의 좋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유통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자택 근무와 외출 자제가 늘어나면서 전자상거래가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무역 분야에서는 온라인 해외마케팅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2,3월에 개최되는 전시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심하면 상반기에 개최되는 전시회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전시회는 전통적으로 해외 거래선을 발굴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번 일로 전시회 참가는 물론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것 자체도 힘들게 되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대안은 온라인 해외마케팅이다. 무역협회에서는 tradeKorea(B2B)와 Kmall24(B2C)라는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IT 기반 온라인 전시회를 품목별·테마별로 연중 상시 개최하고 있다.

협회 또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온라인 마케팅 전문 기관으로 변신 중에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의 마케팅을 수행한 기업들은 이 기회에 시공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금부터라도 빨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기업 경쟁력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위생과 보건 산업의 발달이다. 현재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보건마스크의 부족이다. 손 소독제도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한국은  미세먼지 때문에 보건마스크를 많이 생산하였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공기 청정기, 공기 필터, 살균기 등 위생과 보건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기관·기업들의 철저한 통제와 방역 활동으로 인해 해외에서 청결 국가로써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대응능력과 우수한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위생 관련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도 동반 올라갈 것이며 해외에서 찾는 바이어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위생과 보건, 의료기기 등의 관련 산업이 더욱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네 번째 예상되는 변화는 IT 활용의 확대이다. 기업들은 스마트 팩토리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생산과정을 정보통신 기술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지능형 공장이다. 인건비 절감, 생산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지만 예기치 않는 사태로 인해 직원들이 출근을 못해 공장을 멈출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주목을 받을 것 같다.

또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오피스 기능을 갖춘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대신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주거지나 인근에 마련한 IT기반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다. 일본 기업은 지진과 같은 재해 발생시에 대비해 재택 업무방식인 ‘텔레워크’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기회에 스마트 오피스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발생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과거 SARS(2002년)나 MERS(2015년) 사태를 보면 신종 전염병이 또 발생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변화를 잘 예측하고 준비를 잘해서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고 잘 대응하기를 바란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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