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달라질 희망을 말한다.
미래는 달라질 희망을 말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02.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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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눈이 내리고 있다. 아랫녘에서 올해 내내 보기 어려웠던 눈이 내려 코로나-19에 가라앉았던 마음을 조금은 다독여주는 듯하다. 어쩌면 이번 겨울 마지막 추위가 풀릴 것으로 보이는 19일 우수(雨水)가 지나면 새봄이 올 것이다.

어수선한 정치판도 총선을 딱 두 달 앞두고 겨루기 자세로 들어가는 모양새를 잡아가는 시기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진행되고 야당의 이합집산이 이제 절정으로 치닫는다. 엔간히 시끄럽던 보수 통합이 오늘 결말을 짓는다는 소식이고 중도세력인 바른미래당 · 대안신당 · 민주평화당의 통합도 눈앞이다.

지난 월요일에도 짚어보았던 일이지만, 암튼 선거철이 되면 그렇게 으르렁거리던 사람들이 잘도 뭉친다. 물론 그 뭉친다는 표현의 응집도(凝集度)를 나타낼 만큼은 아닌 듯하다. 다시 말하자면 일시적인 필요에 따라 한 덩어리가 된 것으로 보이는 현상이랄까? 당연히 필요한 시기가 끝나면 다시 풀려 서로 더 많은 것을 차지하겠다고 싸우다가 갈라서는 과정을 되풀이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 합친다는 미래통합당에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 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등 이름은 제법 근사한 정당들이 손을 잡는다고 한다. 새 당이 만들어지는 골간은 자유한국당이 8명의 최고위원을 차지하고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준석, 이언주 그리고 안철수계에서 1석을 차지하여 12명의 최고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합친다면 말로는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듯하지만, 지난날 새누리당으로 회귀하는 모양이 아닌가 싶다. ‘새누리라는 이름 대신 미래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는 것 이외에 별로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그 돌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진화하고 고쳐져 희망을 만들어왔기에 인류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그들 보수세력은 수 없는 이합집산을 거치면서도 문패만 바뀌었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이나 하는 짓은 늘 지난 시절과 대동소이했다. 단 하나의 이념, 반공과 안보라는 명제에 매달려 국민을 억누르고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불안 심리를 조장하여 표를 낚았다. 독재 시절에는 걸핏하면 전쟁 위기였고 심지어 북과 거래하여 위기를 조장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아직도 유족들이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KAL기 폭파사건이나, 아웅산 사건 등 권력을 위해서는 국민 상당수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미국과 일본에 의지하여 안보와 경제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주변 몇몇끼리 희희낙락하는 게 정치였다. 입만 열면 국민이었어도 그 국민은 그저 접두사나 부사처럼 자신들의 말에 습관적으로 붙이는 그런 단어였다.

그렇게 방종한 정치, 아무렇게나 해도 표는 그냥 주워 먹던 정치에 길든 그들은 표를 주던 대모 박근혜가 나라 정치를 정인의 딸에게 맡기고 거울방 놀이에 빠져 있다가 국민의 분노에 궁지에 몰리자, 바로 뒤돌아서 대모를 탄핵했다. 당장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분노 열기에 타죽을 것 같던 그들은 제 살길을 찾느라 대모의 목에 칼을 들이댄 것이다.

그렇게 정권을 잃고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자 비로소 자신들이 한 짓을 후회했다. 그리고 무조건 반대, 반대를 위한 반대로 국회를 무력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독재자라고 했다. 여태 어느 정권에서 민정수석이 수사 대상이 되고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당한 일이 있었던가. 지금처럼 아무 말이나 다 할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던가는 말하지 않았다. 걸핏하면 장외투쟁이고 머리를 깎거나 밥을 굶으며 헐렁한 독재(?)에 저항했다.

별짓을 다 해도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 가운데 총선이 닥쳤다. 여론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야당들은 그래도 성과가 있었던 처방을 찾아 헤쳐모여를 도모했다. 아직은 한국당의 황 대표와 새보수당 유 대표가 회동조차 하지 않았지만, 다른 수단이 없으니 그럭저럭 합쳐서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까지 만들어 곪아터질 지경의 정치판을 더욱 혼탁하게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전국을 꽁공 얼려놓은 가운데 그래도 대응이 적절했던 덕분에 4일 만에 확진자 1명이 는 것을 제외하고는 환자발생은 소강상태다. 그동안 격리 처분되었던 이들도 해제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중국 우한에서 급히 소개시킨 교민들도 격리에서 벗어나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전북관련 8번 환자도 완치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격리처분 하였던 접촉자들도 풀려나 전북은 일단 안심지역이 되었다.

군산시 강임준 시장이 이와 관련해 브리핑했던 것처럼 이제 우리도 조심조심하는 가운데 일상으로 복귀해야할 시점이다. 지역경제도 살아야하고 정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켜내는 습성도 길러야 한다.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이번의 경험은 커다란 경험자산이 될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변종 바이러스가 나올지 모르는 일이므로 전염병 관리 전문병원도 설립하고 관련 인력도 많이 늘려야 할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코로나-19 추세가 심상치 않다. 그들 모두 현실을 감추고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쓰다가 재앙으로 발전한 듯하다. 질병에서 국민을 보호하기위해서는 사실을 즉시 알리고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인데도 지도자의 얼굴을 세우느라, 고식적인 매뉴얼에 맞추느라 일을 크게 만들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보수정권들이 하던 작태가 지금 중국과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생명인 것을 망각하는 정치, 권력집단의 입맛을 위해 국민을 희생해도 좋다는 정치는 묵은 시대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두려운 일은, 오늘 뭉친다는 그들의 이상한 애국 정치가 자칫 득세하는 일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미래는 새로워야 하고 나라의 주인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로 가는 것이다. 이름만 미래를 붙인다 해서 매래정당이 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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