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노벨상
  • 김종준
  • 승인 2008.10.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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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장 박정애

지난해 노벨상 평화상은 환경운동을 하는 정치인이 받았다. 인류 복지에 가장 구체적으로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가 받는 상이다. 노벨상 평화상이라고 하면 우리는 의례히 국가 간에 분쟁문제거나 인권문제 등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부터는 경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4년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여성이 ‘친환경적인 발전’으로 벌거벗은 땅에 마타이의 주도로 아프리카 전역에 그린벨트 운동을 한 공적이 노벨상 평화상을 받게 됐다. 교육을 많이 받거나 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 공적은 그에 활동으로 아프리카의 사회, 경제, 문화적 발전에 기여한 바를 크게 샀다. 특히 경제적으로...

미국의 부통령을 지낸 엘 고어가 노벨상 평화상을 받았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공헌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기 때문에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 어떤 때는 사상까지 의심받았던 때가 있었던 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놀랍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열심히 환경운동을 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활동을 했다. 그는 지금 지구환경이 처해있는 위기 상황을 알리기 위해 1000회가 넘는 강연을 했고, 그 내용을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아카데미 영화제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초강대국의 부통령을 지낸 정치인답지 않게 환경에 대한 확고한 이론과 연구결과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1992년 펴낸 ‘균형 잡힌 지구’라는 책은 엘 고어의 녹색의식과 인간적인 면을 보여준 책이다.

자본주의의 종주국에서 정치를 하는 엘 고어는 환경을 살릴수록 경제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집을 지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이고 보면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이다.

2000년 이후 노벨상 평화상의 경향을 보면, 상이 시작된 1901년부터 인간적인 문제해결의 것들을 자연적인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우리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필요한 것인가를 그로 하여 인류에게 영향을 주는 공헌도로 평가되어 수상자를 뽑는 것이다. 그 만큼 환경운동은 우리 인류에 중요한 일임을 자각해야하고 그런 일에 너나없이 귀 기울여 행동할 때이다.

2000년 이전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독일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아프리카의 구호활동이며, 사랑의 선교수도회를 설립한 인도 마더 테레사 수녀며, 폴란드 자유노조를 부르짖은 레흐 바겐사, 세계평화를 위한 비폭력주의를 고수한 티베트 달라이 라마.

그저 부러워하기만 하던 것을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하여 우리나라도 노벨상 평화상을 받은 걸출한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가 됐다. 한반도 민주화와 인권, 남북화해, 동아시아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상 평화상 수상자가 됐다.

더러는 그렇지 않기도 했지만 온 국민이 환영했고 자랑스러워했다.

몇 년 전부터 군산 출신의 고은시인이 노벨상 문학상 물망에 올라 10월이 오면 가슴조이며 기다렸는데 올해도 역시 프랑스의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받게 됐다. 다른 상과 다르게 노벨상 문학상은 몇 번씩 거듭 받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스위스 소설가 헤르만 헤세는 두 번을 받았고, 프랑스 소설가 가오싱젠은 세 번이나 받았다. 고은시인의 작품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의 감정으로 번역하여 심사위원들에게 작품을 내 놓기에도 우리나라는 힘이 되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스웨덴 사람들이 우리가 고은시를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게 번역한 학자가 없다고 한다. 그저 씁쓰름한 뒷이야기이다.

지금 지구는 끝나지 않는다.

며칠 전 충남의 어느 도시에서 박범신 소설가의 문학비를 시내 중심가에 세우면서 박범신의 노벨상 문학상을 위해서는 도시 이름을 박범신시로 해도 좋다는 결의를 했다고 했다. 고향사람들의 관심의 시작이다. 우리나라도 노벨상의 관객만이 되어서야 되겠는가?/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장 박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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