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호의 독후감 '전략적 비전'(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지음)
최영호의 독후감 '전략적 비전'(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지음)
  • 김주형
  • 승인 2019.09.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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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강체제 붕괴와 한반도 통일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할 전략은 무엇인가?
/최영호 변호사<법무법인 모악 대표 변호사>

2009년 북한은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고, 2차 핵실험을 실행했다. 북학 핵 문제는 동북아 안보 이슈로 재점화됐다.

2010년 일본은 한국에게 한국의 군사분계선에 근접한 감시정찰 및 탈북자 정보를, 일본은 위성 및 이지스의 레이더 등의 감시 탐지 정보를 상호 제공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을 제안했다.

2012년 이명박 정부는 협정 체결을 코앞에 두었지만 국민여론을 이유로 연기했다.

2013년 북한은 3차 핵실험 후,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다. 2014년 미국의 주도로 다시 지소미아가 논의됐고 우리는 협정 체결 전 여건 성숙과 국회와 국민의 이해와 협조 확보를 이유로 협정 체결에 나아가지 않았다.

2016년 북한은 4차와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리고 최순실 파문 속,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란이 불었다. 11월 지소미아 실무협의가 재개됐고, 협정이 체결됐다. 정부는 일본과 지소미아를 체결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북한의 SLBM 위협”을 꼽았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지소미아 협정을 비난하며 재협상을 공약한 민주당이 집권했다.
하지만 협정 체결은 “불만족스럽지만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장했다. 2018년 정부는 "한일관계와 국방·외교 측면에서 실익이 존재하고, 북한의 비핵화 및 평화정착 과정에서 한일 간 전략적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는 이유로 다시 연장을 결정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은 악화됐다. 우리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도 지소미아는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019년 8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양국의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기에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소미아 협정 종료를 선언했다.

지소미아 종료는 한-일 관계를 넘어, 어떤 의미를 가진 걸까?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한 것일까? 란 의문이 들었다.

미국의 정치학자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2012년 ‘전략적 비전’을 통해 91년 이후 20년간 이어온 전세계 미국 1강 체제는 종식될 것이고, 그 패권 종식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미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미국의 패권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지만, 중국은 미국이 부상한 20세기 초와 달리 불리한 환경으로, 러시아, 인도 등 강대국과 경쟁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국은 경제 시스템 안정에 주안을 두고 있기에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는 중국이 아니라, 중국, 인도, 러시아, EU 등의 강대국들의 혼돈의 시대로, 저자는 극한 분쟁을 막기 위해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 터키와 협력해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 국가인 서방을 유라시아 전역으로 확장하고 중국과는 일본과 한국을 축으로 분쟁보다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책은 미국의 전략을 설명하지만, 그중 인상 깊은 건 한국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한반도가 분단된 상태에서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한 미국의 방위 공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한-미 방위공약의 유지는 미군의 일본 주둔에 달렸다고 설명한다. 한-일 관계에 대해 한일 양국은 폭넓은 통상 관계를 맺고 있지만, 과거사 때문에 긴밀한 군사협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양국의 협력이 안보에 도움이 되고, 이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줄일 거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한국이 통일의 시기가 한국은 중국이 통일을 지원하는 대가로 “미국, 일본과의 방위협력 관계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다시금 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미국은 혼돈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 개입은 최소화하고, 중국을 제외한 러시아, 인도, 일본과 공고한 협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미국에게 우리는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낸 동아시아의 자랑스러운 참전 국가이자,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안보의 한 축이지만, 일본의 하위 단계의 관계이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정책 중 하나인 한-일 지소미아 협정 종료를 결정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미-중 경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는 미국을 넘어 혼돈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어떠한 결정을 한 것이고,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은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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