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대국의 성쇠, 번영과 기회제공에 달려있다"
"초강대국의 성쇠, 번영과 기회제공에 달려있다"
  • 김주형
  • 승인 2019.04.01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영호의 독후감 – 제국의 미래 (에이미 추아 지음)
최영호 변호사

제국을 영어로 하면 Empire(엠파이어)이다. 라틴어 Imperium(임페리움)에서 비롯되었는데, 지배와 지휘를 뜻하는 것으로 이를 다시 풀어 설명하면, ‘권력을 장악한 문화와 인종이 문화적, 인종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사람들에게 지배권을 뻗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즉,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나라 위의 나라라는 의미이다.
 
그럼 제국인 아케메네스, 로마, 당나라, 몽골, 네덜란드, 영국, 미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나라가 스페인, 오스만, 명나라, 무굴, 나치 독일, 제국주의 일본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제국의 미래' 저자인 중국계 미국인인 에이미 추아는 제국을 넘어선 ‘초강대국’에 대해 설명하고, 1990년 이후 세계사에 초강대국으로 분류될 수 있는 미국이 가야할 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이미 추아는 아케메네스, 로마, 당나라, 몽골, 네덜란드, 영국, 미국은 제국을 넘어선 초강대국이라고 분류하였고, 그리고 나머지 나라는 초강대국에 이르지 못한 제국이라고 보았다.

초강대국은 지구상의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경제력, 혹은 군사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나라는 단순히 특정한 한 지방 혹은 지역에서의 우위를 넘어서 지구상의 방대한 구역과 방대한 인구에 대해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것으로 초강대국들은 일정한 공통점이 있고, 그러한 공통점은 초강대국에 이르지 못한 제국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두꺼운 책이지만 초강대국의 공통점은 간단하다. 초강대국 사이의 시대적 차이만큼 각 나라 사이에 상당한 차이점이 있지만, 이들 모두 대단히 다원적이고 관용적인 나라였다는 것이다.

관용은 패권을 장악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정복과 통제 차별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다원화와 이민족, 타 종교에 대한 관용과 기회 제공이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초강대국의 쇠퇴 역시 불관용과 외국인 혐오, 인종적, 종교적, 민족적 ‘순수성’에 대한 촉구와 함께 시작되는데, 이 역시 관용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관용이 극적인 변화를 초래해 이로 인한 반목과 폭력을 유발한다고 보았다.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어떻게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가 무섭긴 하지만 전 세계가 영어를 배우고 쓰는 이유는 공포가 아니라 미국 달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고, 미국이 과거 초강대국과 달리 정복과 지배를 하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와 같은)교역에 대한 통제권 확보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성공 비결은 ‘관용’으로, 이민자의 나라로서 비교적 인종과 종교의 차별 없이 ‘재능 있고 의지가 강한 진취적인 개인들을 배경에 관계없이 흡수하여 그들에게 합당한 보수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9·11 사태 이후 미국은 모든 초강대국이 겪었던 불관용의 덫에 빠지지 않는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 대량살상 무기로 촉발된 이라크 전쟁은 대량살상 무기의 존재 여부를 믿지 않는 미국인까지 이라크의 안정된 민주주의 사회 건설을 위해 이라크 전쟁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저자는 이러한 차별과 배타성에 기인한 강압적 미국식 제도의 전파가 과거 초강대국의 패망의 길을 따라가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저자는 미국이 현재 초강대국이지만 강압과 군사력에 의지하는 제국 건설의 유혹을 뿌리치고, 미국이 그 동안 추구했던 것과 같이 경제적 번영과 자유를 기반으로 기회, 역동성, 도덕성을 갖춘 초강대국으로 남으라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 책의 시사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국에 관한 것으로 9·11 사태 발생 이후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 ‘관용’의 관점에서 미국은 지금 어떠한 길을 걷고 있는가? 이를 통해 초강대국 미국은 언제까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다음은 우리 국가와 사회는 얼마나 관용적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민족, 언어에 대한 집착과 이에 맞닿은 타인에 대한 경계와 불관용으로 인한 이익과 손실 중 어느 것이 더 클까. 아무리 보아도 관용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 한반도 남쪽의 우리가 제국을 꿈꿀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지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