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馬韓)은 중국현대사인가?
마한(馬韓)은 중국현대사인가?
  • 고재홍
  • 승인 2008.08.19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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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중국고대사이고, 마한은 중국현대사인가?"

"마한관 전시물이 중국산 짝퉁이거나 출처조차 모호한 복제품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는 보도에 도민 반응이다.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에 발맞춰 익산시 공무원이 '서남공정(?)'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들린다. 전말은 이렇다.

마한관은 4~5년전 건립 추진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익산시의 마구잡이식 전시관 건립을 '소 잃고 외양간 허물기'라며 비판을 받는 상황이었다.

익산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보석박물관'라는 2대 골칫덩이가 있다. 입지선정을 잘못하면 얼마나 과중한 시민부담이 되는지 표본이 됐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고, 4백억원을 투입한 왕궁면 ‘보석박물관’은 '밑 빠진 독'賞도 받았는데 기십명이 근무하나 입장료는 하루 기십만원 꼴이다."

여기에 41억원을 들인 웅포면 '입점리전시관'은 더욱 심각해 건립 당시 예측대로 찾는 이가 없다. 한 달 수입이 직원 한 사람 월급도 안된다. 지난해 무료개방으로 전환했으나 상황은 엇비슷하다.

그런 상황에 마한관 건립을 추진했다. 익산에 원대박물관과 미륵사지전시관, 보석박물관, 입점리전시관에다 왕궁리전시관, 마한관 등 6개 전시관 및 박물관이 세워졌다.

“유물도 없는데 마한관을 착공해 '사업을 위한 사업인지 예산낭비를 위한 사업'인지 모르겠다며 박물관과 전시관이 부여. 공주나 경주보다 많아 단일지역에 집중화. 대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무시됐다.

익산이 '박물관과 전시관 天國'된 것은 市 전체국면에서 집행돼야 할 행정이 지자제로 주민과 시의원을 의식해 읍면 단위로 진행된 결과다.

'탑과 사찰, 고분과 공원 및 저수지'마다 박물관과 전시관을 세운다면 “마한관을 세우니 백제관, 고려관, 조선관, 한국관도 있어야 할 것이고 입점리고분전시관이 있으니 쌍릉전시관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받았다.

148억원을 들인 ‘왕궁리유적전시관’은 2006년 4월부터 공무원과 청원경찰이 근무하는데 2년4개월이 지난 지금도 개관을 못해 연말 개관을 장담하나 가봐야 알 것 같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데 마한관을 착공하는 것을 보니 공직자의 간 큰 배짱(?)이 놀랍기만 하다는 지적에도 착공했다.

금마면 서동공원에 4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층에 연면적 401평 ‘마한관’은 2004년말 착공해 2006년 4월 전시시설을 제외한 건축만 준공했다.

2006년 4월부터 유물은 물론 전시공간도 확보치 않은 텅 빈 마한관도 직원만 배치된 '이상한(?) 근무'가 계속되자 혈세를 무차별 낭비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간신히 마한관만 올해 4월 개관했는데 당시 보도자료에는 115점 유물이 전시됐다고 공개했다.

개관직후 중앙일간지 H신문은 모조품이 76점이라고 보도하자 익산시는 실제 모조품은 55점이라고 해명하는 촌극을 연출한다.

최근 일간지들은 "마한관이 전시목적으로 구입한 모형물들이 전시.소장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산 짝퉁이거나 출처도 모호한 복제품이었으며, 익산시가 지난해 유통업자로부터 1,530만원에 납품받은 14점의 청동기류 모형은 한 개에 3달러에 불과한 중국산 모사품인 것으로 드러났고 수입업자와 중개업자를 거치며 6배가량 비싸게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비판했다. 역사의식이 전혀 없는 한심함의 극치다. 천문학적 예산으로 전시관을 세우고, 엉터리 전시물을 고가에 사들여 역사교육을 시킨다며 ‘공무원의 직장’으로 전락시켰다.

마한(馬韓)은 '삼한(三韓)의 하나'로 기원전부터 AD 4세기까지 경기도와 충청도 및 전남북에 분포했던 많은 정치집단을 통칭하는 말로 익산시가 대표권을 주장할 근거도 희박하다.

그런데 '익산박물관'이나 '마한.백제(馬百)유적전시관' 하나면 족한데 익산에 원광대박물관 외에 네 개 전시관을 별도 건립한 이유가 무엇인가?

경기도와 충청도, 전라도 모든 지자체가 마한관을 세워도 아무런 대응할 상황이 아닌데 무엇 때문에 두고두고 혈세를 낭비할 마한관을 세웠는지?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노골화되고, 중국이 ’이어도‘에 군침을 흘리며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이 치밀하게 진행되는 시기에 하필 중국인이 만든 짝퉁을 전시한다니 졸지에 마한시대를 중국현대사에 편입하는 '서남공정(?)‘에 익산시 공무원이 일조를 한 것이 아닌가 웃음을 금할 수 없다.

/고재홍 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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