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한국, 늙은 한국’, 그래도 삶의 희망은 있을 것"
"'회색빛 한국, 늙은 한국’, 그래도 삶의 희망은 있을 것"
  • 전주일보
  • 승인 2018.10.29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영호의 독후감- 회색쇼크 (테드 C. 피시먼 지음)
▲ 최영호 변호사(법무법인 모악)

최영호의 독후감- 회색쇼크 (테드 C. 피시먼 지음)
 
필자는 필자와 형제, 사촌의 수를 모두 합했을 때 33명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들의 각 가정은 모두 열두 가정이 되는데, 33명의 자녀가 있으니, 한 가정 당 평균 2.75명 아이를 낳은 셈이다.

필자의 자녀는 1명으로, 필자의 자녀와, 사촌의 수를 모두 합하면 2명이다.
필자의 형제는 필자 포함 2명, 필자의 처의 형제는 처 포함 2명, 세 가정이 2명의 아이를 낳은 것으로 한 가정 당 평균 0.67명의 아이를 낳은 셈이다.

대한민국 2017년 출산율 1.05명, 2018년 추정치 1명 미만. 저출산 효과는 이렇게 내 주위에 나타났다. 내 아이는 사촌 형제가 1명인 세상에 살고 있고, 그렇게 우리 인구는 줄어가고 있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입학할 무렵인 1980년 말, 할머니는 환갑을 맞이하셨다.
할머니는 주름진 얼굴에, ‘아프다.’란 말과 ‘너무 오래 살았다.’란 말을 입에 달고 계셨다. 60은 너무 많은 나이였고, 환갑잔치는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이란 경계를 넘어섰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었다. 할머니는 60을 넘어 25년 정도를 더 사셨다.

2016년 0세인 출생아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인 기대 수명은 여성이 85세, 남성이 79세, 평균 82세이다. WHO는 2030년 한국의 기대 수명은 여성 91세, 남성 84세로 세계 최장수 국가가 된다고 전망했다.
최장수 국가는 즉 노인이 많은 나라를 의미하고, 최장수 국가와 최저 출산율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2015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12.8%, OECD 평균은 16.7%로 우리는 세계 선진국에 비교하여 현재 비교적 젊은 국가에 속한다.

2065년 대한민국 인구는 현재 5,000만명에서 4,300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800만명,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400만명, 15세에서 64세의 생산가능 인구는 2,100만이 된다.

고령 인구는 유소년 인구의 4배 이상이 되며,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해야 할 인구는 1인당 1명이 넘게 된다. 생산가능인구 대비 고령인구와 유소년 인구의 비율을 뜻하는 총부양비를 국제 비교하면 2065년 한국 108.7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게 된다. 한국 다음인 일본이 90.0인 것과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늙은 나라가 될 것이다.

전 세계가 겪는 고령화지만, 우리는 유독 깊고 빠른 고령화의 늪에 빠질 것이다. 아직 상상조차 되지 않는 고령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회색 쇼크'의 저자는 고령화를 논하고 있다. 자신의 가족에서 시작해, 노쇠한 미국 곳곳의 도시, 스페인, 일본, 중국을 예로 들며 고령화가 시작되거나, 심화된 곳을 사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고령화 사회가 야기할 복잡한 문제에 대해 “오늘의 노동자들에게 내일의 복지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고령화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노동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통상 다른 나라들에서는 젊은이들을 위한 사업장들이 고령화 사회를 위한 공공지출을 당장의 급여에서 충당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이와 노인들의 건강과 복지는 현재의 재정적, 사회적, 윤리적 범주를 간단히 뛰어넘어 서로 뒤섞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구 문제와 관련하여 전개될 대단원의 처음 10분에 해당하는 시점에 있다.”고 논했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의 갈등은 세대 간 갈등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주제는 젊은 노동자들이 과거의 노동자들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과 조기 퇴직자들이 매달 받는 수당이 젊은 풀타임 근무자들이 받는 임금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고령화 사회에서 빚어지는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 한국에 오면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한국의 노인 빈곤률과 자살률은 OECD 국가 1위이다.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점점 악화하고 있으며, 고용의 질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고령화에 이제 진입로에 선 한국은 고령화가 야기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을 ‘다이내믹 코리아’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아이는 대한민국을 ‘회색빛 한국, 늙은 한국’으로 기억할 것 같다. 아직은 먼 미래일 수 있지만, 예정된 미래로 걱정이 앞서게 된다.
어쩌면 예정된 곧 다가올 우울한 미래를 걱정하지만, 마지막으로 고령화 사회의 궁극적 의미를 책의 인용문을 통해 마무리 하도록 한다.

미국 작가, 캐슬린 톰슨 노리스. “비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삶은 여전히 인기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