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다녀오셨습니까?
휴가 다녀오셨습니까?
  • 이옥수
  • 승인 2008.07.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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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다녀오셨습니까? 
 모든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고, 전국은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휴가를 다녀왔는지’, ‘어디로 휴가를 갈 것인지’ 등이 안부 인사가 되고 있다. 본래 휴가(休暇)라는 말은 ‘한가로이 쉼’을 의미한다.
 즉 심신의 피로를 풀고 새롭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힘을 얻는 재충전의 시간이란 뜻이다. 서양의 바캉스(Vacance)란 말 역시 ‘텅 비어 있다’ 또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가 어원으로, 역시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휴가란 말이 안식이나 휴식, 자유나 재충전과는 좀 거리가 있는 말로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집을 떠나 유명 계곡이나 바다에서 즐기는 여행이나 향락을 뜻하는 말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그 결과 휴가철이면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너나 할 것 없이 길을 나서게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휴양지마다 피서객이 몰리면서 차량들의 거북이 행렬로 휴가 길은 이내 짜증으로 바뀌고, 돌아와서는 후유증으로 오히려 피곤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피서객들이 돌아간 휴양지에는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들녘의 농촌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겪기도 한다. 후에는 이러지 말아야지 해보지만 이러한 현상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에, 휴가에 대한 참된 의미를 돌아보고 발전적 휴가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도 휴가는 참된 휴식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육체에 피로가 누적된 사람은 육체의 피로를 풀어야 하며, 마음에 피로가 있는 사람은 마음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 복잡한 생활에 지친 사람은 단순한 생활을 즐겨볼 필요가 있고, 규칙에 지친 사람은 자유를 만끽해 보아야 하며, 생업에 지친 사람이라면 생업 이외의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실컷 해보는 것이 바로 참된 휴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휴가는 반드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쉼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두 같은 형태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편안한 휴식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피서지를 향해 떠나는 것도 실상은 단 몇 날만이라도 편안하게 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유명한 피서지를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한 방법의 휴식방법을 만들어 가야 한다. 휴가는 미래를 향한 발전적 재충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소진시키고 오히려 의욕을 상실시키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평상시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이 있었으면 휴가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여 보완하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골집이나 모두가 떠난 도심의 집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수박이라도 먹으면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휴식과 재충전을 함께하는 좋은 휴가방법이 될 것이다. 부안=이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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