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달러 시대 미리 대비하자
유가 200달러 시대 미리 대비하자
  • 이옥수
  • 승인 2008.07.10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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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200달러 시대 미리 대비하자


 연일 치솟는 국제유가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말까지 배럴당 80달러대에 머물던 것이, 마의 100달러를 넘어 급기야 현재 15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 유가가 2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더욱 세(勢)를 얻고 있다.
 도이치 뱅크의 한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붕괴를 경고하기도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유가가 200달러에 이르면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약 4.9% 정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는 1970년대 2차례에 걸친 석유 위기를 통해 혹독한 시련을 겪은 바 있다. 30여년 만에 다시 그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당시의 위기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국가들에 반발한 중동국가들이 보복 조치로 석유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대에서 무려 55달러까지 5배나 폭등하였다. 세계 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져 들었음은 당연하다. 그 이후 세계는 최근까지 비교적 오랫동안 풍족한 석유 공급과 저유가의 호시절을 누려왔다.
 모두가 경제성장 추세에만 주목하면서 심각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위기는 과거와는 달리 중국, 인도를 위시한 개도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석유자원 공급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달러의 약세화에 따른 투기 자본까지 가세하고 있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복합적인 요인을 갖고 있다. 경제에 있어 에너지 위기는 무엇보다 무섭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를 인상시켜 인플레를 초래한다.
 흔히 인플레는 경기상승 또는 과열을 의미하지만 에너지 가격으로 인한 인플레는 물가 인상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이것은 경기위축 또는 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제를 다루는 사람이면 누구나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쉽게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고유가에 더 취약하다.
 우리 산업이 강철, 화학, 시멘트 같은 에너지 다소비 구조일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주택, 자동차, 전자제품 등 모든 것에서 큰 것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높은 에너지 소비구조 때문에 유가 상승에 의한 타격은 일본에 비해 3배에 달한다. 한마디로 에너지 과소비의 생활 습관이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70년대 선진국들이 고유가를 타개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이들은 정치적으로는 이스라엘에 편향된 정책을 완화하면서, 경제부문에서는 절약은 물론 중동 의존적인 원유 공급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타 지역의 유전 개발을 확대하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해 어려움을 이겨냈다.
 우리도 무엇보다 우선하여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계획을 수립해서 실시해야 한다.
 해외 자원개발과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 이를 장려하려고 세제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규제완화, 서비스 산업 및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통한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등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국민, 사기업, 정부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모두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고통을 분담할 각오로 힘을 모을 때 가능한 것이다. 오일 쇼크는 한국경제가 한층 강한 경제로 다시 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두가 힘을 합해 금번 위기를 헤쳐 나갈 지혜와 의지 그리고 용기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부안=이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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