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에도 이런 아름다운 8경(景)이 있다
장수에도 이런 아름다운 8경(景)이 있다
  • 구상모
  • 승인 2008.07.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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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7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우리 장수의 관광명소인 방화동가족휴가촌이 선정됐다. 삶의 질 향상 및 주5일제 근무로 여가활동 인구가 증대됨에 따라 각 자치단체마다 휴양, 체험, 문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찾기 위해 단지 조성 등 관광객 유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두대간을 근간으로 호남정맥과 노령산맥이 시작한 분계점이며 섬진강, 금강의 발원지이기도 한 우리 장수군은 덕유산, 장안산, 팔공산 등 1천m이상의 고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대륙성 기후의 분지형으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중 경치가 아름답고 산세가 뛰어난 여덟 군데의 명승지를 8경(景)이라 하여 오랜 세월기간 지역주민들의 입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매산청풍(梅山淸風) 덕유산의 서남쪽으로 굳게 뻗어 계북면 매계마을로 이어지는 매산청풍는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어 경치가 빼어나다. 매산은 매산덤, 닭 벼슬날, 송대라고도 부르는데 산의 모양이 닭머리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의 동쪽으로는 지네날이 이 산을 향해 있고 양산의 중간에 삵봉이 높이 솟아 마치 닭과 지네가 싸우는 것을 살쾡이가 말리는 형상을 띠고 있다.

 노평낙안(蘆坪落雁) 장계면 대곡리, 오동리의 산곡을 거쳐 두 물줄기가 합쳐져 북쪽으로 흐르는 깨끗한 물줄기를 이름 지어 풍천이라 했다. 풍천은 기암괴석 사이를 굽이쳐 여울이 생기고 암벽에 가로막혀 소가 생기니 그 맑고 푸른 시냇물을 벽계수라고 했다. 풍천의 기슭에 노평이 있으니 예로부터 풍천 유역을 노평이라 했으며 가을이면 기러기가 찾아와 억새(장안산)밭에 머무니 이 또한 장관을 이룬다.

 유천표모(柚川漂母) 계남면을 휘휘 돌아 굽이쳐 흐르는 물을 유천이라 했다. 물은 평야의 중앙을 관통해 양 언덕의 논과 밭을 기름지게 했고 천의 좌우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평화롭기만 하다.

 용추만풍(龍湫晩楓) 장수읍에서 동촌마을을 지나 밀목재를 넘으면 덕산에 다다른다. 덕산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용소에 이르는데 이곳 용추의 단풍은 정읍 내장이나 강원도 설악의 단풍과 견줄 정도로 아름답다. 용소를 중심으로 물을 따라 오르면 장안산의 단풍이 있고 내려가면 굽이굽이 곳곳이 기암절벽이다. 봄이면 온통 진달래 천지고 진달래가 지고나면 산철쭉이 일대를 뒤덮는데 별천지 같다.

 단풍비폭(丹楓飛瀑) 단풍비폭은 장수읍 용추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폭포를 일컫는다. 마을에서 꾸불꾸불 계곡을 따라 가다보면 기이한 수석은 병풍을 세운 듯하고 시원한 물소리와 새소리가 별천지에 온 듯하다. 폭포의 비스듬히 누워 있는 매끈한 수석을 타고 흐르는 물은 은빛을 내며 바윗돌에 부딪혀 옥구슬로 굴러간다. 폭포 벽에는 ‘관폭대’라 새겨져 ‘세상 사람들아, 폭포를 보고 싶거든 여기와서 보아라’라고 전하고 있는 듯하다.

 송탄어적(松灘魚笛) 천천면 춘송리 송탄마을 앞을 지나는 내를 말한다. 송탄은 본래 울창한 숲이 있고 물은 깨끗해 이 고장 풍류객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금강의 상류인 곳엔 여러 종류의 어류가 갈고 있는데 그 중 청정수역에서만 서식한다는 열목어가 살고 있다. 이곳 송탄은 도롱이 걸쳐 있고 비오는 물가에 낚시하는 마음이 진정한 낭만이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영산영월(靈山迎月) 호남의 진산인 팔공산의 맥 중 하나인 영대산. 산서면 봉서리에 위치한 영대산은 마치 백팔염주를 목에 건 관음보살이 중생을 구제코자 백일기도를 올린 듯하며 어머니가 어린자녀의 잠자리를 굽어 살피듯 하다. 이곳 영대산의 영월암에선 멀리 팔공산이 내다보이는데 팔공산 너머로 치솟는 보름달은 어느 것보다 장엄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반계은린(磻溪銀鱗) 반계는 옛 번암면을 지칭한 말로 번암천을 반계라 불리웠다. 이곳은 섬진강의 가장 먼 상류로 주변으로 석산, 삭천이 많아 냇가엔 돌이 많은 게 특징이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유난히 맑디 맑은 하천수엔 매년 봄 곡우면 은어가 찾아온다.

 장수군은 도시자본 유치에 의존하는 농촌관광 개발이 아닌 농촌지역의 아름다운 경관과 문화, 편안함 등을 상품화 해 도시민들에게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풍요로움을 안겨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먹을거리에서부터 볼거리, 즐길거리 등 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그대로의 농촌을 활용한 세상에 하나뿐인 차별화된 콘텐츠(Contents)개발로 농촌다움, 인간다움이 묻어나는 장수를 만들어가고 있다. 천혜의 비경과 함께 지명의 유래와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장수 8경. 사람들로 넘쳐나는 인위적인 관광지에 실증이 난다면 어머니 품속 같은 대 자연과 더불어 참다운 휴식과 관광을 누릴 수 있는 장수 8경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장수부군수 윤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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