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궤변(詭辯)
안철수의 궤변(詭辯)
  • 신영배
  • 승인 2017.08.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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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 배 / 대표이사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기독교방송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당 대표 선거출마와 관련,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면 “내가 아니면 국민의당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당 대표직 경선 이후에도 “당락에 관계없이 당을 위해서 일을 하겠다.”고 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대해서도 확답을 피한 채,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며 “어떤 역할이 당에 가장 큰 도움이 될지 그것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쉽게 표현하면 국민의당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며 만약 당 대표 선거에 지더라도 계속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다수의 네티즌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전북지역 여론도 네티즌들과의 생각과 대동소이하다. 종합해보면 안 전 대표가 너무 뻔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도 안 전 대표의 최근 행보는 염치를 모르는 것 같다. 전혀 근거 없는 자만심으로 오로지 자신만이 국민의당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난 대선의 책임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독선에 빠진 생각에 다름 아니다.

지난 총선 때, 전북의 민심이 국민의당을 선택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안 대표를 지지해서 국민의당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전북은 수년 동안 영·호남의 지역감정과 대립의 필연적인 구도에서 특정정당 울타리에 갇혀있었다. 못 마땅한 야당에 어쩔 수 없이 지지를 몰아주는 악순환을 거듭하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사실상 박탈당했다고 주장 할 정도로 특정정당의 독주 폐해는 심각했다.

그때 국민의당이라는 새로운 야당이 출연한 것이다. 돌파구를 찾던 전북의 유권자들은 새내기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소속 후보들을 대거 국회로 보냈다. 당시 국민의당의 승리는 새로운 야당을 출현시켜 여당을 견제하고, 전북이 텃밭인 양 마음대로 휘젓던 전통야당에 경각심을 주겠다는 전북인들의 고급 정치 전략이었다. 여야 두 정당이 자기들끼리 우물우물 합의하여 국정을 주무르던 관행을 시정하고 바른 정당정치를 구현하기를 바라는 전북지역 유권자들의 고육지책이었던 것이다.

이런 전북인의 뜻을 모르고 안 전 대표가 자신 때문에 국민의당 후보들이 선전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난센스이다. 국민의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하고 이야기를 해봤더니 ‘외계인하고 대화를 나눈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시의 대화는 당 대표 선거 출마 이전에 나눴던 대화였다고 일축을 했다.

안 전 대표가 출마 이전에 나눴다는 대화는 사실 안철수 전 대표의 이번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다수의 인사들이 출마를 말렸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출마와 관계없는 대화 자리였다고 반대의견 자체의 의미를 묵살해버렸다. 다시 말하면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출마를 반대했던 그때의 상황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지금의 현실과는 다르기 때문에 당시의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외계인다운 궤변’이 아닌가.

더욱이 그의 언행은 애매모호하다. 대선 때, 당초에는 사드배치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그러다가 보수층의 여론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찬성입장으로 돌아섰다. 또, 국민의당이 호남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호남민심이 폭발을 하자 호남을 발판삼아 전국정당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대선 패배 과정에서 보여준 토론능력이나 정치행보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했고, 문준용 특혜증거 조작이라는 참담한 사건이 그의 직계 후배 손에서 이루어져 사법당국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대표 선거에 나선다는 생각은 보통사람의 머리로는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방송에서 당의 운명과 함께 모든 걸 걸었다며 프로야구 코리언시리즈를 예로 들었다. 3대0으로 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4차전이 치러질 예정인데 자신이 5차전 투수로 등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그의 말은 7전 4선승제 승부에서 4차전에도 패하면 5차전 등판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본인이 아니면 국민의당에서 누가 나가도 패전을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이번 당 대표에 나선 정동영, 천정배, 이언주 후보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조건 질 수밖에 없는 패전투수라는 말이다. 현재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안 전 대표의 대선 지지율보다 더 떨어져 완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이 참혹한 지지율이 정동영이나 천정배 등 때문인가? 아니면 안철수 자신 때문인가?

그의 새 정치는 이미 검증됐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자숙하는 마음으로 당 대표 선거를 이쯤해서 접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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