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결국 식탁에 오르다
미 쇠고기, 결국 식탁에 오르다
  • 오병환
  • 승인 2008.06.25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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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장관고시 강행에 7월 초 유통시작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가 반영된 새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를 25일 오후 2시에 의뢰하고 26일 관보에 게재키로 의견을 모으면서 미국산쇠고기 유통이 시작될 전망이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25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마친 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오늘 오후 행정안전부에 고시의 관보게재를 의뢰키로 했다"며 "고시는 내일(26일) 관보에 게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4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시점과 관련해 “국민이 안심하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했고 몇 번에 걸쳐 송구스런 마음을 전달했다”면서 “고시는 날짜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고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었다.

새로 발표된 고시 수정안에는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수입과 30개월 미만일 경우에도 눈, 뇌, 머리뼈, 척수는 수입하지 않는다는 추가 협상 내용이 반영됐다.


고시 수정안이 26일 관보에 실리면 곧바로 유통에 대한 법적 효력을 갖게 돼 지난해 10월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8개월 만에 재개됨과 동시에 검역절차를 거쳐 내달 초부터 곧바로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도권 검역창고와 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 등에는 모두 5300t의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돼 있지만 고시이후에 수입될 쇠고기에 대해서는 미국내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약 한 달 후에나 시판될 전망이다.

그러나 야권과 광우병대책위 등 시민.노동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집회 및 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혀 정국이 다시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민주당 최인기 정책의장은 “3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토록 하고, SRM 범위 확대 등은 고시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이것이 변경되었고, 한미간에 상호 합의 서명된 문서가 존재하지도 않고, 공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고시의 관보게재를 강행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행태의 반복”이라면서 장관고시 강행을 즉각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창조한국당 역시 “국민과 함께 가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가”되물으면서 “성급한 고시보다는 충분한 검토와 검증을 마치고 국민의 신뢰를 쌓은 다음 고시해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시민노동단체는 26일에 있을 관보 게재를 촛불 재점화 계기로 삼고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역시 “두달여간 쇠고기 수입중지를 위해 우린 노력했다”면서 “고시가 강행될 경우 촛불집회를 통해 정부에 지속적인 항의를 강력하게 할 예정”이라고 했고, 민주노총은 “촛불집회 집중을 통해 약화된 총파업(7월 2일) 동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오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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