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촛불이라는 채찍을 든 주인이다
국민은 촛불이라는 채찍을 든 주인이다
  • 신영배
  • 승인 2017.04.26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 영 배 / 대표이사

19대 대선이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제는 원탁에서 다섯 후보가 얼굴을 마주하고 토론했다. 그제께 역시 토론이라기보다는 유력 후보에 대한 공격과 방어의 능력시험장 이라는 느낌이었다. 후보자 공개토론은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자리다. 그런데 이미 여러 차례 토론회에가 보여주었듯이 대통령 후보들의 토론이라기에는 조금 낯부끄러운 장면이 반복되었다.

이번 대선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을 의미를 담고 있다. 철없고 무도한 정치를 거듭해온 박근혜 정권이 국민에 의해 파면된 일이나, 대통령이 불법과 부정으로 구속된 일, 그리고 1년 빨리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일이 모두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여태까지의 국민정서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결정적 힘은 촛불에서 나왔다. 분노한 국민이 촛불을 들어 정권을 끝장낸 이유는 도대체 나라답지 않은 모습을 보인 대통령과 그 주변의 한심한 작태 때문이었다.

비로소 나라의 주인이 제대로 주인의 힘을 드러낸 이번 일은 가히 ‘촛불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아름답고 멋진 ‘민중혁명’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의 촛불시위 장면을 보도하면서 한국인의 힘을 부러워하고 박수를 보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불상사 없이 조용하지만 뜨겁게 자신들의 뜻을 제대로 보여주던 그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 힘으로, 그 뜨거움으로 ‘5.9 장미대선’이 치러진다. 장미대선에서 국민이 바라는 일은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적합한 일꾼을 찾는 일’일 것이다. 이제까지의 나라 모습이 아닌, 권력이 국민을 짓누르거나, 돈의 힘이 권력과 손을 잡아 국민을 속이고 착취하여 부를 축적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를 촛불을 들었던 국민은 바라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잘사는 나라, 16년간 배운 지식이 세상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어지지 않는 나라,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나라,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강행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초를 확실하게 닦을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것이다.

사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일이 많을 것이고, 풀어나가기 어려운 일들이 산처럼 쌓여 있어 가장 힘든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당장에 박근혜 정권이 습격하듯 결정하여 들여온 사드문제로 촉발된 중국과의 마찰을 풀어야 하고, 줄줄이 구속되어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를 비롯한 사법처리 대상자들의 처분에 따른 조치도 적절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9년 동안 독버섯처럼 자란 독재시대의 관행과 향수를 척결해야 하고, 전관예우를 비롯한 유전무죄 등 사법정의 회복, 권력을 비호하느라 만들어진 악법들을 개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부실한 정권이 만들어낸 ‘헬조선’의 원인을 찾아내서 젊은이들이 나라를 위해서라도 결혼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상의 터를 닦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지난 독재시대의 불법과 편법이 통하기를 바라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하지만, 이미 국민의 눈이 열려 저 앞을 바라보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박근혜 정권을 끝으로 지난 시절의 하찮은 속임수 정치는 통하지 않게 됐다.

대선 토론회를 보면서 아직도 그런 수법을 갖고 표를 얻어 보려하는 후보가 있음을 보았다. 그리고 아직도 안보프레임으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보려는 지난 시대의 유물이 토론장에 버젓이 횡행하는 광경도 보았다. 지난 65년간 국민을 홀려 온 색깔론과 전쟁 ‧ 안보프레임, 마타도어와 네거티브 수법이 총동원된 토론회를 보는 국민들은 혀를 ‘끌끌’차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시대의 가치관과 오랜 독재에 순치되어 각을 깨지 못하던 노인들마저 발달한 매체의 힘에 의하여 점차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는 오늘이다. 묵은 가치관과 수법을 답습하는 정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없어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정치도 변해야 한다. 시간은 변화의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를 말한다. 시간이 흐른 만큼 변하지 않는 사람이나, 사회와 나라는 뒤처지기 마련이다.

새 시대를 열어갈 대통령을 선택하기 어려운 형국이지만, 최선의 후보를 찾아야 하는 게 국민의 역할이고 책임이다. 최선의 후보를 찾아 국민들이 밀어주고 힘을 보태서 새 나라를 만드는 초석을 놓아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리는 항상 ‘매의 눈’으로 지켜보다가 잘못하면 언제든 다시 촛불이라는 채찍을 들 것이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