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곤 수석내정자, 스스로 임명보류요청
정진곤 수석내정자, 스스로 임명보류요청
  • 오병환
  • 승인 2008.06.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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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의혹, 청와대에 부담 떠넘기기 싫어
대통령 방미이후 근 2개월간 지속된 쇠고기 파동의 여파로 전격 등장한 제2기 청와대 참모진중 정진곤 교육문화수석내정자가 논문표절의혹 내홍을 겪고 있어 청와대 2기 수석비서진이 순조롭지 않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이명박 정부는 제2기 대통령실의 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각 분야에서 실무적·이론적 전문성과 경륜을 쌓은 인사로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된 인사들을 중점 발탁했다”면서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일반 국민의 정서에 맞는 인재를 폭넓게 찾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분야별·지역별 균형 있는 인사를 도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임 대통령실장에 정정길 울산대총장을 비롯해 △정무수석 맹형규 △민정수석 정동기 △외교안보수석 김성환 △경제수석 박병원 △국정기획수석 박재완 △사회정책수석 강윤구 △교육과학문화수석 정진곤 등을 내정했고 대변인에는 이동관을 유임했었다.

하지만 수석비서관 내정자중 유일하게 전북 출신인 정진곤(김제․58)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내정자에 대한 논문 표절의혹에 대해 일부언론이 들고 나서자, 통합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즉각 내정 철회를 촉구하면서 자격시비가 일어난 것.

통합민주당은 23일 노은하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정진곤 수석 내정자는 지난 98년도 한 계간지에 실었던 논문을 2년 후 학술논문으로 그대로 중복 게재했고 또한 2004년 한양대 교수 시절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이 논문의 상당부분을 재인용했다"며 "논문 중복게재와 자기표절을 일삼는 불량교수에게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맡기는 것이 뼈저린 반성을 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새 출발인가"라고 지적하면서 정 수석내정자의 즉각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수석내정자는 “전문 학술논문지가 아닌 정기간행물 등에 실은 것을 심각하게 고려치 않았고 그런 인식 때문에 교내 논문집 등에 다시 게재하는 것을 쉽게 생각했다”면서 “그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엄격한 기준의 잣대가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의 시각이 그렇다면 경위가 어찌됐든 죄송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와 관련해 정진곤 수석 내정자는 23일 자신을 둘러싼 `논문 표절' 여론이 비등되자 청와대측에 수석 발령을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에 의하면 "정 수석 스스로가 이번 표절의혹건으로 1기 당시의 박미석 수석 논문표절에 이어 제2기 청와대 대통령실마저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면 임명권자(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겠느냐는 점에서 관련 학계의 공정한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수석 발령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 수석은 이날 신임 대통령실장 및 각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는 불참했으며 향후 여론의 추이와 학계의 표절의혹 판단을 지켜본 후 청와대측의 판단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소신파로 알려진 정진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내정자는 지난 1950년 김제 백구면에서 태어나 익산의 원광중과 남성고(19회)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를 거쳐 한양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및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연구교수,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을 역임했다.

서울=오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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