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았는가
어떻게 살았는가
  • 조효주
  • 승인 2008.06.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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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영등초등학교 소석호 교장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얼마 전 유행했던 유행가 한 토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상의 뼈를 팔아먹고 살던 시절에는 조상들이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가 굉장히 중요했다.

어떻게 살았느냐에 대해서는 별 관심들이 없었다.

또한 해바라기성 인간들에겐 단지 무슨 벼슬을 했느냐가 중요했을 뿐이다. 권력이란 마력이 대단해서 죽음을 걸고 도전했던 일들도 수없이 많았고 실력이 없으면 돈을 주고 사기까지도 했다.

그렇게라도 해서 쥐꼬리만 한 권력이라도 쥐게 되면 들어간 밑천은 빼먹고도 남았다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굉장히 남는 장사다. 이 틈바구니에서 죽어나는 건 힘없는 백성들뿐이었다. 비싼 세금내서 잘 다스려 달라고 앉혀 놓았더니 개구리 나라에 황새를 왕으로 앉힌 꼴이 되었던 것이다.

벼슬은 높되 사람됨이 적어 더러운 이름을 남긴 사람은 교활하고 간사한 말로 윗사람을 속이고 아부하며 백성위에 군림하여 재물을 긁어모으는 데 앞장섰고 매관매직도 서슴지 않다가 모시던 윗사람이 힘이 없어지면 베잠뱅이 방귀 빠져 나가듯 배반하기를 밥 먹듯 했다.

벼슬은 높되 하는 짓이 시정잡배만도 못하였다. 시정잡배는 그래도 의리라도 있었다.

양복에 목댕기 둘렀다고 다 신사가 아니고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다 양반이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살았느냐, 어떻게 다스렸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제 각각 몫이 따로 있다. 자기 머리에 맞는 모자를 써야 모양새도 좋고 활동하기에 좋은 것이다. 머리는 작은데 큰 모자를 억지로 써 놓았으니 앞이 보일 리 없고, 거기다 브레이크도 밟을 줄 모르는 운전면허증을 따가지고 앞으로만 내달리니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는 말한다.

“자리가 말해주는 겨, 뭐 나라고 그 자리에 앉으면 못할 성 싶은감.”

빽 없고, 줄 없고, 돈 없어서 출세가 늦어진다는 얘기다. 나는 그 사람한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뭘, 그랬싸쇼, 시방 그 모자가 보기 좋은디.”

사회의 어떤 지위이고 간에 그 자리가 사람을 다스리는 자리라면 자리에 맞는 능력 있고 소신 있으며 인품이 고결한 목민관이 앉아야 된다. 권력을 쥔 자가 탐욕스러우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게 되고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비록 회사의 말단 사원이건 또한, 지위 없는 시장의 리어카 행상인이건, 일당 직 근로자이건 간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떳떳한 일이라면 고개를 들고 살아야 된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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