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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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17.01.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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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못 하는 사람이 음치다. 이런 음치가 방향 감각에도 있다. 음치라는 말을 따다 방향을 분간 못 하는 사람을 ‘방향 음치’라고 한다. 실제로 방향 음치는 적지 않다. 자신이 방향 음치인지 아닌지 시험해 보려면 다음 조건에 해당하는 지 알아보면 된다.

아무리 지도를 봐도 길을 잃는다. 바로 눈앞에 목적지가 있는데 좀처럼 못 찾는다. 처음 가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길을 잃는다. 늘 다니는 길인데도 방황하는 일이 있다. 일행이 있는데도 길을 잃고 당황하게 만든 일이 있다. 길을 묻는 사람에게 반대 방향을 가르쳐 준 일이 있다. 길을 잃고 지각하는 일이 잦다. 백화점이나 유원지에서 미아 방송을 부탁한 일이 있다. 미로 빠져 나오기 게임을 하면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 한다. 위의 것들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방향 음치일 가능성이 있다.

심한 경우 낯선 거리에 가면 길 모퉁이 하나만 돌아도 찾아오지 못 하는 사람이 있고, 해가 떠 있지 않으면 동서남북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방향 음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다고 한다. 공간 인식 능력이 남성보다 못 하기 때문. 하지만 생리 중에는 좋아져 길을 잃지 않는 여성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체내의 자석을 나침반으로 삼아 지구의 자기를 감지해 방향이나 위치를 파악한다. 방향 음치는 이런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것이다.

방향 음치를 극복하려면 다음과 같이 해보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스스로 길을 기억하도록 할 것. 목적지를 이미지화 할 것. 출발점을 의식해 둘 것. 도로 표지를 이용할 것. 경관을 기억할 것.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하고 공간의 전체상을 파악할 것.

움직이는 것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백화점 같은 데 가면 나올 때도 들어간 출입구를 이용하고, 만날 약속을 할 때는 자기 쪽에서 잘 아는 장소로 정한다. 옛날에는 외지에 가 운전 중 길을 잃으면 빈 택시를 따라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아무리 심한 방향 음치라도 집에 못 가는 일은 없다. 그러나 국정 책임자들이 방향 음치가 되면, 국민은 해가 져도 ‘집’에 가지 못 한다. 세월호 특별법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출국하는 날까지 연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몸소 실천했는데도 여야는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한심한 방향 음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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