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다양성
사람의 다양성
  • 전주일보
  • 승인 2016.12.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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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인류는 모두가 다르다. 간혹 일란성 쌍생아나 이란성 쌍생아 등이 있긴 하지만 그들마저도 합치점은 사실상 없다.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들도 저마다의 특색을 가진다. 그 다름은 태어난 순간이 이질적인데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 때문에서 비롯된다. 가령 형제나 자매 가운데 첫번째로 세상밖으로 나온 아이, 그 다음 아이, 맨 마지막에 탯줄을 끊은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영유아의 시절이 다를 수 있다.

유년과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성장과정의 차이나 학습능력의 변별도 동반된다. 일정 연령에 이르러 형성되고 굳어지는 사고와 그에 바탕한 이념은 서로의 가치관을 다르게 하는 요인이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그 직업에 만족하느냐, 못하느냐도 그동안 살아온 삶의 이력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들이 천차만별인 만큼 사람에 따라 어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그로 인한 견해는 물론 표출하는 행동양식도 각양각색이다. 개성과 가치관, 인생관의 차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며 살아가려는 의지와 의욕의 원천이기도 하다. 개인이 처한 사회적·경제적 조건이나 의식 수준과 교육의 정도도 다양성의 근인(近因)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억명의 삶의 양태가 수억 갈래의 다름으로 표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실질이다. 그들에게는 자유의지가 부여돼있다.

다양함을 넘어 천차만별이라할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구성하고 사회, 나아가 국가체제를 형성해 가는데 문제가 없을까. 서로 다른 생각과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인한 주장 등으로 그 조직, 사회, 국가에 무리를 주는 일은 없겠는가 하는 말이다. 다양한 삶은 개인이나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러한 삶들은 존중돼야 한다.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삶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함부로 비판하며 통제할 일이 아니다.

사람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 획일 속에 가두려하고 일관으로 묶으려함은 '눈가리고 아웅'이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생각의 강요나 행동의 강제는 개인이나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직시킬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다양한 삶들의 다양한 사고와 가치를 인정하는 데 그 본질을 둔 사람 사이의 제도다. 그 반대는 통제사회이며 전체주의에 다름아니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지켜질 수 있을 때 인간의 존엄성은 빛난다. 우리 모두가 그 오랜 세월 피를 흘리고 희생을 치러가며 지켜내고 쌓아올린 소중함이다. 그러한 풍토를 만들어내고 제도를 온전하게 이어가는 일은 누가 해야할까. 바로 공화국의 주권자들이다. 그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우민(愚民)이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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