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긴급대책 회의서 서로 책임 전가해 빈축
AI 긴급대책 회의서 서로 책임 전가해 빈축
  • 승인 2008.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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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뒤늦은 긴급대책회의로 빈축을 사고 있는 전북도가 긴급대책회의 장에서 마저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1일 전북도는 도청 회의실에서 14개 시장ㆍ군수와 수의과학연구소장, 농협중앙회전북지역본부장, 전북경찰청 경비교통과장, 35사단 작전참모, 하림 사장 등이 참석해 ‘AI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도는 지난 1일 김제시 용지면에서 첫 발생한 AI가 11일 넘어서도 좀처럼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도내 전 지역과 전남 지역에 까지 확산되자 부랴부랴 황급히 시장ㆍ군수와 경찰, 군 관계자들을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서 김완주 전북지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AI의 방역 대책과 매몰 처리에 대한 인력 지원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제는 김 지사의 살처분 인력 요청에 대해 정부 방역당국과 군과 경찰 관계자들의 미온적이고 무성이한 태도에 일부 단체장들이 불만을 터트리면서 시작됐다.


살처분 인력에 대한 지원 요청에 대해 전북경찰청 경비교통과장은 “교통과 기초질서 업무가 많아 대규모 인력 지원이 쉽지 않은데다 전경대원 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여기에 35사단 작전 참모도 “당장 이 자리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4월에 예비군 훈련이 많아 대규모 병력을 투입시키기 어렵다”고 말해 병력 지원을 꺼렸다.


또한 함께 참석한 수의과학연구소장도 “AI가 매년 되풀이 되는 이유는 농가의 긴장도가 매우 떨어진 탓도 있다”면서 “확산을 막기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 닭과 오리에 대한 살처분을 하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말해 일부 책임을 농가에 전가하기도 했다.


또한 AI가 직접 발생하지 않은 시장ㆍ군수들이 인체감염과 추가 확산을 우려해 각 시ㆍ군 공무원의 투입에 어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건식 김제시장은 “군과 경찰도 지원을 해주기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날 한 시간 가량 이뤄진 회의는 닭과 오리의 시급한 살처분을 위해 각 시ㆍ군에서 일정 수의 공무원을 AI 현장인 김제와 정읍에 지원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이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인 긴급 대책 회의에서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는 모습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고 고개를 내둘렀다.


한편 전북도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AI로 인한 살처분 범위가 확대돼 도내 오리와 닭은 모두 174개 농가에 214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살처분량은 매일 400여명이 투입돼도 최소 15일에서 20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살처분 인력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AI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경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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