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삿날 잘 먹으려다 굶어죽는다'
'제삿날 잘 먹으려다 굶어죽는다'
  • 신영배
  • 승인 2015.07.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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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덕진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을 자체 재원으로 시민과 후손을 위한 시민공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김 시장은 “전주의 심장부인 종합경기장은 대기업이 아닌 시민, 나아가 미래 후손에게 넘겨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2018년까지 1500억 원을 들여 종합경기장 외곽에 컨벤션시설과 호텔을 짓고 나머지 부지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도심 속 시민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반면 대체 체육시설은 월드컵축구경기장 옆 보조경기장에 1만5000석 규모의 육상경기장과 8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건립한다.

하지만 전주시의 계획은 재원확보가 관건이다. 당초 전주시가 민간유치를 통해 종합경기장 부지를 개발하려 한 이유는 전주시 현 재정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당시 여론조사 결과는 덕진 종합경기장 부지에 대형 쇼핑시설을 원하는 답변이 무려 7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전주시는 시민과 미래 후손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경기장과 대규모 공원을 짓겠다고 한다.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생뚱맞은 감이 있지만 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한다고 하니 무턱대고 반대 할 입장도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돈도 없으면서 집을 짓겠다는 전주시 구상에 덜컥 손을 들어 줄 수는 더욱 없는 노릇이다.

전주시는 효천지구와 35사단 이전부지 개발 등으로 발생하는 재원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1500억 원의 사업비에 대한 구체적인 산출근거가 미약하다. 백순기 전주시 건설교통국장은 ‘경기장 터에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짓고 숲과 광장을 갖춘 시민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을 뿐, 실제 어떤 형태로 꾸며 나갈지는 시민의견을 듣고 공모를 통해 구체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국장 말을 달리 해석하면 전주시 사업계획이 너무나 추상적이고 막연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전주시의회와 그동안 종합경기장 개발방식을 놓고 논란을 벌여온 전북도를 설득하는 문제도 걸림돌이다.

사실 덕진 종합경기장부지 개발은 전주시 현안이기도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북 전체의 사안으로 단순하게 결정지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

옛말에 ‘제삿날 잘 먹으려다 굶어죽는다’는 말이 있다. 현재 전주시 살림살이는 전국 최하위권이다. 앞으로 특별히 좋아질 기미도 없다. 인구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당연히 우리는 인구수를 늘리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첨단산업도 좋지만 사람 손을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 산업 유치와 대형 쇼핑몰 같은 유통산업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 소상공인 보호 운운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왜냐면 대형 쇼핑몰 공간이 들어서면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앞 다퉈 입점을 하기 때문이다.

특정지역 건물주와 대형 판매상들이 타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다. 오히려 이들 소상공인들은 대형 쇼핑몰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오늘도 다수의 도민들이 고급쇼핑 문화를 만끽하기 위해 외지에 나가고 있는 점을 김승수 시장과 전주시 관계자들은 알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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