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권, 전북 설 밥상 민심 잘 살펴라
[기자수첩]정치권, 전북 설 밥상 민심 잘 살펴라
  • 고주영
  • 승인 2015.02.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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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설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중 하나다.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달리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 넉넉하고 따뜻하다. 그곳에는 부모님과 친지들이 있고 언제나 포근하고 정다운 고향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날은 각종 여론이 모이고 흩어지는 이른바 `밥상머리 민심'이 형성되는 시기다.

최근 들어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올 설 명절은 유난히 썰렁한 느낌이 든다. 경기침체의 늪에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탓도 그 이유의 하나다.

장래에 대한 희망이라도 있으면 힘든 현실을 그나마 견디겠지만 희망마저 없다면 고통을 참기가 더욱 어렵다. 경기불황으로 지역의 많은 사람은 갈수록 생활이 곤란해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돼 설 연휴를 즐기지 못하는 청년도 태반이다.

수명이 갈수록 길어져 지역마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노후에 대한 열약한 대책으로 오래 사는 것이 고통이라는 노인들의 푸념도 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경기가 도대체 나아지기는 하는 것인지 의문도 많다.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는 있어도 국민의 경기 체감은 느끼지 못한다.

또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체계 개편, 공무원연금 개혁, 담뱃값 인상 등 민생과 밀접한 정책 현안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의원들은 이번 설 연휴 기간 ‘명절민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연휴 동안 국회의원들은 각자 지역구에 내려가 주민이나 유권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틀에 짜인 민심 수렴은 형식이다. 매번 반복적으로 만나는 주민은 사심이 들어있는 민심이다.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주민을 만나 들어야 한다.

또 진정성을 갖고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지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으로 정확하게 읽어 이러한 사정을 타개할 현실적 대안을 갖고 주민들과 접촉해야 한다.

정치의 목적이 주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또 골고루 잘 먹고 잘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면 정치인들은 이번 명절민심을 살펴 이에 응답할 책무가 있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대책을 마련해 모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의 바닥 민심을 파악하고서도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내팽개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예전부터 정치권은 명절 민심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둔 명절 민심의 경우 선거 판세의 분수령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의 풍향계나 다를 바 없을 설 민심의 향배에 주목해야 한다. ‘민심은 물과 같아, 배를 잘 가게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남명 조식 선생의 ‘민암부’를 잘 되새길 일이다.

/서울취재본부=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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