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할 때보다 못한‘무늬만 국가지원’
지방이 할 때보다 못한‘무늬만 국가지원’
  • 고주영
  • 승인 2014.11.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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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의원, 노인·장애인·정신요양시설 예산 오히려 195억 줄여

지방재정 부담을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한 노인, 장애인, 정신요양자 시설 3개 사업에 대한 예산이 지방에서 지원할 때보다 더 적게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춘석 의원(새정치연합, 익산갑)이 6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국고환원 사업 현황자료’을 분석한 결과, 내년부터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되는 ▲양로시설 ▲정신요양시설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등 3개 사업에 대한 총 사업비가 전년 대비 46억이나 삭감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3개 총 사업비 중 80%를 차지하는 장애인거주시설의 경우, 예산 편성 전에 수요조사를 통해 파악한 실질소요액이 2014년 7693억에서 2015년 8574억으로 1000억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예산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195억이나 줄어든 6051억을 편성했다.

다른 양로시설이나 정신요양시설의 경우도 복지부가 당초 파악한 실질소요액보다 적게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고보조사업 환원으로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시설 관계자와 이용자들은 비용삭감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환원 당시에도 정작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 노인요양시설은 제외하는 등 반쪽짜리 환원이라는 비판이 많았던 터라 이번 예산안 편성으로 인해 국고보조사업 환원이라는 조치는 더더욱 그 명분과 효과를 잃게 됐다.

한편 지난 2008년 감사원은 3개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지나친 재정부담과 서비스 질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조치하거나 분권교부세 교부액을 증액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관계부처들의 협의를 통해 지방으로 이양됐던 3개 사업을 올해 다시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 지방재정의 부담을 줄여주고 복지재원의 마련에 안정성을 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방재정부담을 덜어주겠다며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해 놓고 예산을 삭감한 것은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피해는 시설현장에 떠넘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준만큼이라도 증액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감사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환원대상에서 제외된 노인요양시설도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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