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가장 저질스러운 자에게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가장 저질스러운 자에게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시심은 언제나 사랑이다. 시어는 항상 사랑의 언어다. 시상은 모름지기 평화를 지향한다. 시라고 쓴 글치고 저주나 험담을 담아내는 시를 본 적이 별로 없다. 아니 그런 시를 구경하지 못했다. 시인이라고 해서 어찌 미운 사람이 없을 것이며, 시심이라고 해서 어찌 멀리하고 싶은 대상이 없겠는가? 그럼에도 시는 항상 자신을 돌아보는 눈길로 타인을 보려하기 때문에 그런 험담이나 저주를 담아낼 수 없는 법이다. 사람은 저마다 누구로부터 침해 받을 수 없는 소중한 권리를 가졌다. 그것은 곧 내 생명을 지탱하기 위해 행하는 일체의 자유로움이다. 좋은시 좋은 삶 | 김규원 | 2023-05-15 13:22 지는 4월, 피는 5월 지는 4월, 피는 5월 4월이 열리기 전부터, 3월이 다 가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4월의 노래를 흥얼거린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시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이 가곡은 나에겐 노래에 그치지 않는 아련한 추억을 심어주곤 했다. 특히 청소년 시절 음악 시간에 아마 이 노래를 배웠을 것이다. 노래보다 그 가사에 매료되어 방황과 불안, 뭔가 성에 차지 좋은시 좋은 삶 | 김규원 | 2023-05-08 15:19 상춘常春, 사랑은 언제나 봄이다 상춘常春, 사랑은 언제나 봄이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서 다음 두 가지를 모른다는 것은 사람됨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실체는 그가 유래한 내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정상으로 보인다. 과학을 동원하건 아니면 논리적 합리성을 적용하건 실체의 유래를 밝히려고 고집한다. 그러나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생명의 신비는 쉽게 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생물학자는 “인간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풀잎 하나 만들어낼 수 없다”고 그 한계에 탄식한다. 인간이 어떻게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찮게 보이는 잡초 한 포기를 좋은시 좋은 삶 | 김규원 | 2023-04-24 15:30 피고 지는 꽃이 한 몸이듯이 피고 지는 꽃이 한 몸이듯이 봄이 더욱 처량한 사람도 있다. 화창한 봄날일수록 더욱 우울해지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안으로 잦아드는 생기를 실감하며 나날을 버텨가는 사람들에게 봄날은 그저 창밖의 풍경이요, 봄날은 나와는 상관없는 생의 찬가일 뿐이다. 노년의 우울을 달래드려야 하겠는데, 그게 쉽지 않다. 잠시나마 잊을 수는 있다. 평소에는 홀로 지내다가 어쩌다 짬을 내어 찾아준 사람과 사람-가족과 지인 사이에서 잠시 어둡게 드리워 있던 커튼을 걷어내는 효과가 있긴 하다. 그러나 그런 경우도 잠시의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홀로 남겨진 시간은 더욱 짙 좋은시 좋은 삶 | 김규원 | 2023-04-17 13:23 사람됨에 힘이 되는 말의 길 사람됨에 힘이 되는 말의 길 말하기는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네 가지 언어활동 가운데 첫 번째 행위에 해당한다. 말이 되었건 무슨 음향이 되었건 소리가 있어야 듣기가 가능할 터이며, 들어야 할 말이 터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쓴 것-그것이 자연발생적인 자취라 할지라도 뭔가 눈에 보이는 게 있어야 읽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읽기라는 행위는 쓰기라는 행위가 있고 난 다음의 행위에 해당한다. 언어활동의 네 가지 특성은 이처럼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말하기는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한다. 지금이야 그 정도가 예전 같지는 않 좋은시 좋은 삶 | 김규원 | 2023-04-10 13:50 푸성귀를 생각함 푸성귀를 생각함 3월 첫날에 채소모종을 선물 받았다. 도시살이에 무슨 밭뙈기나마 있을까마는, 서둘러 꽤 큼지막한 플라스틱 포트 두 개를 구입했다. 그리고 상토 몇 포대로 화분을 채우고 예의 채소 모종을 심었다. 심을 때 보니 아직 여리기가 녹색 쉼표 같은 저 이파리들이, 병아리 주둥이 닮은 저 줄기들이,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채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교차 큰 온도를 견디기 용이한 베란다 햇볕 바른 곳에 안치했다. 그러고 나서 나에게 중요한 일과가 생겼다. 아침이건 낮이건 좋은시 좋은 삶 | 김규원 | 2023-04-03 14:41 처음처음이전이전123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