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6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행운(幸運) 행운(幸運) 행운, 날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람이다. 아가씨는 멋진 남자의 만남을 기대할 것이고, 가게 주인은 최고의 매출을 생각할 것이며, 이도 저도 없는 백수는 공돈이나 복권 당첨을 그려볼 것이다.나는 그런 행운을 생각할 때마다 어릴 적에 공원 가는 길에서 찾던 네 잎클로버를 떠올린다. 네 잎클로버에 담긴 행운의 상징성 때문이다. 하여 아침을 맞으면, 우리 자녀들에게서 좋은 일이 있거나 반가운 소식이 왔으면 싶다는 정도의 작은 소망으로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시작한다.오늘은 나의 모교인 J고등학교 총동창회 ‘제99회 정기총회’에 참석 수필 | 전주일보 | 2018-06-25 15:39 애마의 푸른 꿈 애마의 푸른 꿈 처음 만나던 그날, 그의 모습은 유려했다. 한 점 흠결 없이 미끈한 외양은 도공의 손으로 빚어진 자기와 같았다. 우유 빛 정장을 맵시 있게 차려입은 청년 모습 그대로였다. 곡선과 직선을 황금률로 어울린 날렵한 자태는 아폴론의 태양마차처럼 눈부셨다.지금도 내 몸 어딘가에 남아있을 처음 볼 때의 자릿하던 감동, 나는 처음 신부를 맞이하듯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하나의 반려로 녀석을 맞아 들였다. 저 또한 나의 충직한 애마가 되어 주겠다는 듯이 ‘투루르’ 콧김을 불어대는 준마가 앞발을 들어 주인을 반가워하듯 조용한 엔진소리를 자랑했다. 아 수필 | 전주일보 | 2018-06-14 15:48 땀에 절은 사탕 땀에 절은 사탕 “내일이 어머니 기일이라 산소에 다녀오려고요,”동생의 전화다. 어머니는 13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먼저 내 손을 보게 된다. 내 왼손 손가락 세 개는 세 마디가 없다. 여섯 살 때 소꿉놀이를 하다 작두에 잘렸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다쳤던 아픔보다 무서웠던 기억이 앞선다. 같이 놀던 나보다 두세 살 많은 동네 언니는 사고가 나자 덜컥 겁이 났는지 나를 곧바로 어른들께 데려가지 못하고 자기네 집 아랫목에 눕혔다.결국, 나는 과다출혈과 심한 통증으로 실신하듯 잠이 들었다. 부모님은 몇 시간 지난 후에야 수필 | 전주일보 | 2018-06-07 15:26 산수유, 실눈 뜨던 날 산수유, 실눈 뜨던 날 추위가 한풀 꺾여 포근해진 오후 시간 속을 걸었다. 개구리가 잠을 털고 나온다는 경칩도 지난 그 날, 웅크렸던 대지에 내리는 햇볕은 은혜처럼 포근했다. 길가 볕 바른 자리에 선 산수유 가지에 수수 알만큼이나 작은 알갱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알갱이마다 가늘게 씨줄을 그은 듯 노란빛이 돋아나고 있었다. 뭔가 싶어 들여다보니 포근해진 날씨에 벙그는 산수유 꽃눈들이 가늘게 실눈을 뜨듯 노란 속살을 드러내는 참이다. 작은 산수유 꽃망울들이 껍질을 여는 순간과 내 시선이 서로 만난 것이다.그 망울들은 처음에는 부끄러워 실금처럼 가늘게 껍질 수필 | 전주일보 | 2018-05-31 14:33 야생 고양이와 소통하다 야생 고양이와 소통하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했다. 고양이의 표독해 보이는 두 눈과 소름 돋는 야옹소리를 들을 때마다 머리끝이 곤두서기 때문이다. 예전에 보았던 ‘전설의 고향’에서의 복수 장면과 끔직한 배경음에 오금이 저렸던 기억도 고양이에 대한 혐오감을 보탰을 것이다. 작은 고양이의 안광이 살쾡이의 그것과 닮았고, 큼지막한 호랑이로 확대되어 머릿속에 어른거리면 몸서리를 치곤했다. 게다가 날카로운 발톱 그리고 생선 따위의 먹을 것에 대한 탐욕스런 포획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짐승의 본능적 탐심을 두고 사리분별을 기대한 내가 우둔한지도 모르겠다.어느 날, 오 수필 | 전주일보 | 2018-05-24 14:42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1121314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