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불안합니다”...전북도 청소노동자 하소연

도청·도의회 청소노동자, “일 잘하고·청소 잘하고·인사 잘하는 것이 우리에겐 시험이다”

2019-11-03     김도우
도청

 

 

청소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시험에 면접에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3일 도청에서 청소하는 노동자 이 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얼굴이 나가면 어떤 보복이 될지 몰라 얼굴도 이름도 밝힐 수 없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씨는 청소노동자 5명은 지난 926일부터 도청 현관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2017년 입사 후 내년 11일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도청과 전북도의회를 오가면서 힘든 청소일을 하면서 정규직에 부푼 꿈을 안고 있었지만 갑자기 시험을 본다고 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씨는 전북도청·도의회에서 청소하는 노동자 중 남자는 외곽청소를 여자는 청사안을 청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공고가 5월에 한번 나오고 지난달 18일 나온 것으로 아는데 청소노동자에게 시험을 보라고 하니 참 뭐라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원 회사에서 1차 인성검사를 해서 보낸다. 그리고 도청에 청소노동자로 파견하는데 1차 회사에서 검증하고, 2차 도청에서 신원조회하고, 3차 전북도 회계과 직원들이 청소 잘하는지 못하는지 매일 눈여겨 보는 시스템인데 무슨 또 시험이냐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우리에게는 이것이 시험이다. 청소 잘하고, 동료들하고 잘 지내고, 도청 공무원들에게 인사 잘하면 됐지 인문 사회 역사 이런 것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111일자 변경공고에 시험 본다는 내용은 빠졌지만 아직도 밤잠을 설친다“2017년부터 청소 열심히 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많이 배우지 못해 사이트 들어갈 시간도 없고, 들어가는 방법도 모르는데 임용시험을 본다고 하니 참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우리 요구는 3년 동안 청소 열심히 했으니 그냥 고용승계 해달라는 것이다.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벽에 출근해 도청·도의회 외곽청소를 하면 제대로 쉴 곳도 없다. 청소하고 잠시 쉬려고 해도 눈치가 보여 쉴 수 없었다는 것이 이씨 설명이다.

이씨는 청소노동자들은 매일 땀에 절고 냄새에 배겨 일하지만 샤워 한번 제대로 못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고용승계가 안되면 갈 곳도 없는데 가족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