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의 진정한 의미는
스승의 날의 진정한 의미는
  • 조효주
  • 승인 2007.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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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내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발을 씻겨준다는 ‘세족식’ 행사가 열려 화제가 됐다. 옛 시각으로 본다면 교사들의 제자사랑과 제자들의 스승존경으로 볼 수 있겠지만, 현실의 시각으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일이다. 이것은 우리세대들에게 스승의 은혜와 존경심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스승의 날에는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의미로, 학생들이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거나 퇴직한 교사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스승은 제2의 부모라는 말이 있다. 부모님은 낳아주시고 길러주셨지만, 스승은 우리들에게 배움과 가르침을 알려주셨다. 부모님만큼이나 우리들에게 고맙고 감사한분들이다.
하지만 지금 스승의 날은 어떠한가? 촌지 수수 등 각종 교육 부조리로 인해 해마다 스승의 날만 돌아오면 언론에서 ‘촌지에 무너진 스승의 날’이란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 자식 잘 봐 달라’는 대가성 고액 선물과 접대 등으로 인해 스승의 날이 퇴색되고 변질돼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교육청에 따르면 촌지 수수 관행으로 인해 올해 스승의 날을 임시휴업일로 지정한 학교가 총 767개교 중 507개교인 전체의 66.1%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스승의 날 행사에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위해 행사 일을 15일 전후로 정한 학교도 165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승의 날 일부 학교에서 벌어지는 지나친 선물과 촌지문제가 모든 교사들의 마음에 상처가 돼 학교 문을 걸어 잠그는 날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승의 은혜를 기리자고 만든 날을 촌지 때문에 휴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은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2월이라는 시기는 학년 말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촌지를 건넬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스승의 날을 그저 2월로만 옮긴다고 한들 촌지문제가 말끔히 해결되고, 스승의 날의 진정한 의미가 되살아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스승의 날의 참다운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교사를 믿는 게 우선이다. 자기 아이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욕심보다는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넓은 시야에서 교사를 믿고 따라야 한다. 진정한 교육은 사제 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 교사, 학교, 학부모, 학생간의 믿음이 쌓일 때 공교육도 살아나는 것이다. 스승에 대한 진정한 신뢰와 존경만이 스승의 날을 되살리는 길이다./조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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