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립극단이 선보이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
순천시립극단이 선보이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
  • 김상기
  • 승인 2010.07.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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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극단 교류 기획초청공연
2010년 순천시립극단 37회 정기공연작인 ‘갈매기’가 국공립극단 교류 기획초청공연의 일환으로 전주에서 공연된다. ‘갈매기’는 러시아의 단편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홉(1860-1904)의 4대 희곡 가운데 하나로, 사실주의 희곡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원전에서는 19세기말 러시아의 한 시골 저택을 배경으로 행복을 갈망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작품 배경을 과거에서 현재로 옮기고 러시아가 아닌 한국의 상황에 맞게 풀었다.

하지만 다양한 인간들이 삶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 간절히 바라지만 채워지지 않은 결핍과 소망, 소통의 부재 등 핵심 메시지는 그대로 담았다.

유명 여배우 아르카지나, 그녀의 아들이자 극작가 지망생인 트레블레프, 트레블레프의 애인이자 배우 지망생인 니나, 아르카지나의 애인인 유명소설가 트리고린 등 네 사람이 삶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토해낸다.

여배우 아르카디나의 아들 트레블레프는 애인 니나를 주역으로 하는 새로운 형식의 연극 창조를 꿈꾸는 문학청년이다. 하지만 니나는 출세를 쫓아 애인을 버리고 아르카지나와 연애 관계에 있는 통속작가 트리고린을 따라 모스크바로 떠난다.

그곳에서 니나는 결국 버림을 받고 순회극단에 들어가는 처지가 된다. 그러나 이런 고뇌와 시련을 통해 니나는 배우로서의 숭고한 사명감을 깨닫고, 굳세게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한편 현실과 사회에 등을 돌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힌 트레블레프는 예술과 생활에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절망 끝에 자살을 하고 만다.

순천시립극단 김민호 상임연출은 “체홉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엇 때문에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지, 또 무엇을 그토록 갈망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마치 세상과 인간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철저하게 들여다보는 것 같아 두려움마저 든다”고 고백한다.

“체홉은 자신의 작품을 코미디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부딪히는 삶의 부조리, 모순, 복잡함, 어찌할 수 없는 구차함들…. 이 모든 것들을 치장하지 않고 날것으로 보여주는 체홉의 진솔함은 그 자신의 설명처럼, 그들에겐 진지하고 아픈 상황들이 보는 이에게는 한없는 삶의 코미디로 보여 진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삶의 부조리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번 작품이 힘겹게 오늘을 버텨가고 있는 우리에게 건강한 내일을 기약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편 올해로 창단 21주년을 맞는 순천시립극단은 소도시로는 전국 최초로 창단됐다. 현재 김민호 상임연출을 비롯해 직업연기자 10명과 스텝 단원 1명(무대감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간 정기공연 2회를 비롯한 각종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23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3시에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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