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화백, 서울 필립강 갤러리 개인전
김영미 화백, 서울 필립강 갤러리 개인전
  • 오병환
  • 승인 2009.10.0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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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까지, ‘여기 그리고 오늘(here and now)'의 주제로

전시될 자신의 작품앞에서 선 김영미 화백

한국화단의 전북출신 중견작가이며, 매 개인전마다 실험적인 의식을 지닌 화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영미 화백의 개인전이 8일 열려 미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근 20여일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필립강 갤러리에서의 이번 전시회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내재된 근원적인 감정을 폭발적인 색채와 이미지로 드러내는 김영미 회화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게 화단의 평가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가의 회화적 영감을 가장 극대화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하느냐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작업에 임하는 그의 태도가 예술에 대한 치열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미술계의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일반인의 관심 역시 크다.

이는 드로잉을 바탕으로 사물의 본질에 육박하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의욕(Kunstwollen)을 그림에 보여줌으로써 드로잉이 단순히 본격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한 밑그림 정도가 아니라, 독립된 회화의 한 장르로서의 중요성에 대한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화가 자신이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립강 갤러리에서 제작한 전시회 포스터

또한 전시된 김영미의 그림에서의 인물은 자화상이나 첼리스트를 그린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단독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작품들에서 두 사람 이상 다중의 복수로 나타나고 있어 이는 그녀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역설적 증좌를 보임으로서 한동안의 공백이 주었던 화두 역시 궁금하다.

아울러 이번 김영미 그림의 두드러진 특징은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통보다는 오히려 고립감에 휩싸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으로서, 이 특징은 그의 그림들 전편에서 검출되어 이 단절의 분위기는 정면을 향하고 있는 얼굴과 몸의 위치와 시선에서 더욱 발산된 느낌을 전하는 이유로 관객이 받는 느낌 또한 강렬할 것 같다.

따라서 관람객은 그처럼 정면을 향하고 있는 포즈에서 소통보다는 단절의 느낌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며, 그러한 형태에 푸른 색, 붉은 색, 초록색 등의 단색조와 혹은 적과 청의 강한 보색이 첨가됨으로써 그림은 때로 그로테스크해 보이거나 영성적인 특징을 띠게 된다고 평론가는 전했다.

또 평론가는 “영성적(靈性的)이라고 한 표현의 진의 자체가 ‘샤마니스틱’에 가까운 뜻을 지니고 있으나 그 보다는 인간의 의식에 내재된 근원적인 감정을 의미한다”면서 “김영미가 그려내는 현실은 구체적으로 이 땅의 현실로서 등장인물도 그렇고 소재 역시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그려내는 현실은 ‘여기 그리고 오늘(here and now)'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영미 화백은 “우리 인간의 시점이 아닌 동물시각으로 자연스럽게 형상을 통한 메타포를 이입해 작업의 방향을 이끌어왔다”면서 “생성 공간위에 펼쳐지는 일상이, 때때로 아주 사소한 일이겠으나 그 작품들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일종의 기침을 마친 상태의 평온과 안온함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작가로서의 바램이다”고 이번 전시의 뜻을 전했다.

독일 전시에 이어 서울에서의 전시에 있어 김영미는 소재와 화풍에 동물을 의인화하는 일련의 변화를 추구하는 한편, 이 우의적인 화풍의 근작들을 통해 사물의 형태 또한 구체적인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풍자내지는 우의화(愚意畵)에 걸 맞는 구체성으로 세상과 만나려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자신의 아뜨리에에서의 김영미 작가


서울=오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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