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세계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세계
  • 김상기
  • 승인 2009.07.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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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선의 다섯 번째 개인전 ‘신기루’
불혹의 나이에 전라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 반열에 오른 물방울 작가 장광선(40)이 신기루(Mirage)라는 전혀 다른 형상을 들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전북예술회관에서 서양화가 장광선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네 번의 개인전을 통해 작가는 노장사상과 한국적 정서를 담은 무작위적인 모노크롬(한 가지 색만 사용하는 단색화) 회화를 선보였다.

무질서하게 펼쳐진 물방울들의 다양한 흔적을 통해 절제미와 소박미, 비움의 철학을 청색이라는 한 가지 색감으로 표현해왔던 것.

자연 자체의 본연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해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움과 절대적 자유를 추구한 작품이었다.

이번 다섯 번째 개인전을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이전의 물방울 작업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지만 그림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역시 ‘절대적 자유’다.

작가는 자신의 화두인 자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번에 처음 ‘대립 구도’와 ‘여백’이라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화면 가득 물방울을 채워 넣었다. 그 물방울들의 무작위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유의 가치를 이야기했던 것. 그렇지만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은 채우고 싶은 욕망과 비우고 싶은 욕망의 대립 구도를 설정, 그 둘 간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자유의 신성함을 주제로 삼고 있다.

또한 이번 개인전의 소재가 된 신기루 현상의 표현을 화면 전체가 아닌 일정 부분으로 한정함으로써, 자칫 산만해지고 난잡해져 무질서해 보일 수 있는 화면에 안정감과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

자신의 주제를 ‘돌’이라는 대상으로 형상화 한 것도 남다른 점이다.

고달픈 현대를 살아가면서 저마다 가슴 속에 무거운 돌 하나씩을 담고 살아간다고 가정할 때, 인간이 그것을 내면에서 드러내지 않고 숨기고 싶어 하면서도 다르게 포장해 표출하거나 혹은 보다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싶어 하는 이중성을 돌을 통해 구현해내고 있는 것.

그래서 돌은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성이다. 그 이중적 ‘돌’을 감싸는 환경은 여백으로 처리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어지럽게 신기루가 가득하다. 그 신기루의 무작위적인 움직임이 바로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절대적 자유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신기루라는 것은 잡히지 않는 것이어서 허무한 느낌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것을 희망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현실이 고달픈 것이라 해도 신기루를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팍팍한 삶만은 아닐 테니까요. 절대적 자유라는 것이 신기루처럼 보이겠지만, 조금씩 노력한다면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전북예술회관 1층 제2전시실에서 23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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