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과 지체의 갈림길
비전과 지체의 갈림길
  • 김태완
  • 승인 2009.05.1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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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 미래와 과거의 갈림길에 선 지역경제

새로운 일은 어렵다. 보이지 않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기도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말 그대로 미래의 일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의 비전'이나 '국가의 비전'을 이야기하는 지도자를 뽑으면서 직원들이나 국민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신뢰'와 더불어 '능력'이다. 이러한 요구는 당연지사다.

중국 고사에 '일장공성 만골고(一將功成 萬骨枯), 즉 장군 한 사람의 공은 만 사람의 뼈가 부러진 끝에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결코 혼자 되는 일이 아니며 거대한 성공 뒤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희생이 함게 하고 있다는 말이다. 또한 영웅을 칭찬할 때 '영웅을 만드는 조건과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속깊은 마음도 담긴 말이다.

지역주민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경쟁력을 강화시켜 고창발전을 주도하는 '디자인 행정'은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해 가고 있는 공무원들의 업이다. 아니 더 한단계 나아가자면 주민들과 함께 하는 일이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맨 앞에 서서 '고창의 비전'을 디자인하는 단체장의 고민은 더욱 더 무거운 짐을 진 기분일 것이다.

일을 하다보면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 찬성의 목소리만 있는 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설득과 타협 그리고 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가 존중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은 결국은 '지역주민과 고창발전'에 대한 공통된 이해관계여야 한다. 이 공통된 마음이 없으면 조정이나 설득, 타협은 불필요한 것이 된다.

그런 면에서 얼마 전 지자체외의 협의와 공통된 이해없이 독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화축제 모습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땅 주인들이 수만 평에 달하는 국화 밭을 엎은 것은 국화축제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비상식에 대한 반발이었다. 미래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과거와 지체에 대한 비판이었다.

현재 국화축제 논란은 '관광이냐 개발이냐'의 대립이 아니다. 지금의 상황은 '과거냐 미래냐'의 갈림길이다. 고창의 재도약을 위해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하는 지역활성화 플랜이 공동의 협의와 타협없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으로 인해 지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화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지자체가 실버타운을 비롯한 숙박시설, 골프장, 위락시설 등 고창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 내수경제를 동시에 연결시키는 주요 거점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내수경제를 선순환으로 묶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모델이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지역발전 전략'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경제 발전 전략이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에 의해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늘과 땅은 갖추어져 있는데 사람때문에 일이 미뤄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지금 고창은 새로운 도약으로 갈 수 있는 단초를 잡았다. 미래를 열 수 있는 키를 쥐었다. 열어야 한다. 뛰어야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사람에게 불필요한 짐보다는 더 잘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고창 지역경제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에서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타이밍이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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