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시대
상식의 시대
  • 김태완
  • 승인 2009.05.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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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와 은혜를 지키는 작은 상식
최근에 글을 읽다가 우연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쓴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위대한 인물은 위대한 상식인(常識人)인 것이며, 위대한 생각은 온전한 상식 위에서만 형성될 수 있다.”

세상 살아보면 다들 느끼는 감정이지만 상식(常識)이라는 말은 참 정의내리기가 쉬 울듯 하면서도 어려운 말이다. 쉬 울듯 하다는 것은 당연히 우리가 사는 상식이니까 쉬운 것 같은데, 결국 어려워지는 이유는 우리가 ‘상식’처럼 살기가 또한 쉽지 않다는 이유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 또한 자신의 경영비결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는데, 답은 ‘상식’이었다.

어느 날 일본의 한 언론이 취재차 마쓰시타 회장을 방문해 “마쓰시타 회장님의 회사가 가장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 한 가지만 알려 주십시오”라고 물었다.

그러자 마쓰시타 회장이 오히려 기자에게, “기자 양반은 비가 내리면 어떻게 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그 기자는 당혹해하다가 “우산을 쓰지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마쓰시타 회장이,
“그렇지요. 비가 내리면 우산을 써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기업발전의 비결이며 경영의 비결이자 판매의 비결입니다.”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두 분 모두 역사의 평가를 논하기에 앞서 지금 현재에서도 대단한 인물들이자, 위인에 버금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자신들의 분야에서 이룬 ‘위대함’과 ‘탁월함’의 핵심을 ‘상식’이라는 한 단어로 수렴한다는 점에서 묘한 감정이 일었다. 우리는 탁월함과 위대함 그리고 놀라운 성과에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략과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머리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천재성이 그 바탕이 되리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쓰시타 회장은 단호하게 말한다.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는’ 상식에 충실한 경영자세가 중요한데, 말로는 너무 쉽고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심이 앞서면 판단력이 흐트러져 우산도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상식이라는 단어가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상식의 나라, 상식의 사회가 어쩌면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의 비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상식’을 지키는 사회가 중요하다. 은혜를 입으면 의리를 저버리지 않고 보답을 하는 사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의를 지켜주는 태도. 그러한 토대에서 시작하는 상식이야말로 작은 공동체나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5월의 아침, 고창의 풍요로운 봄 풍경을 보면서 부디 사람에 대한 신의와 은혜에 대한 보답이 상식이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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