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그안에서의 인재활용법
조직, 그안에서의 인재활용법
  • 김태완
  • 승인 2009.04.1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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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그 안에서의 인재활용법

K후배에게.

잘 들어가셨는가? 화사하게 봄볕이 좋은 고향을 오랜만에 찾아 온 자네를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늦게까지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했네.
잘 지내고 있지? 비록 어렵다고는 하지만 항상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자네이니 누구보다 잘 지내리라 믿네.

K후배.

내가 이렇게 지면을 빌려 자네에게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날 자네가 고민했던 문제들이 나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했고 또한 그 고민에 대한 나의 짧은 단상이라도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싶어 이렇게 글을 띄우네.

자네는 그날 자네 회사의 비전과 인재에 대한 고충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네. 비전을 세우기가 너무 힘들다, 인재가 누구인지 알아보기가 힘들다 등 어찌 보면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을 두려움과 답답함을 말한 것이라 보네.

물론 자금계획이나 사업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 조직경영 및 신규 사업 창출 등 그야말로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수십, 아니 수백, 수천가지의 일들이 발생하겠지. 하지만 그 중 가장 핵심이자 커다란 물줄기는 자네가 말한 비전과 인재가 아닌가 싶네.

비전이란 흔히 꿈이라는 말과 대체할 수 있는 말이라고도 하지만 난 생각이 다르네. 비전이란 손에 잡히는 상상력이라고 보네. 자네와 직원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목표를 그린다면 아마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전혀 다른 꿈을 꾸고 있을 런지도 모른다네.

중국 고전에도 보면 그와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네. 어느 날 왕이 궁정화가에게 물었다네. 어떤 그림이 가장 그리기 쉽고, 어떤 그림이 가장 어렵냐고. 그러자 화가는 귀신이 가장 그리기 쉽고, 자연을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대답했지.

왕이 묻기를 "자연풍광이야 직접 눈에 보이니 그리기 쉽고, 귀신이야 사람 눈에 안보이니 그리기 어려운거 아니냐고 물었지. 그러자 화가가 답하기를, "맞습니다. 귀신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제 마음대로 그릴 수 있으니 쉽지만, 자연풍광은 모든 사람이 보고 있으니 어떤 그림보다 더 잘 그려야 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비전도 그렇다고 보네. 보이지 않고 오직 경영진만 아는 비전이야 어찌 보면 '귀신'하고 똑같으니 만들기 쉽지. 하지만 그 시장을 이해하고 앞으로 전개될 전망이나 미래가치 등 말 그대로 사람들이 누구나 보기 쉬우면서 심장이 떨리게 할 비전을 만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하지만 그렇기에 바로 그것이 '비전' 아니겠는가?

또 하나는 인재에 대한 부분인데, 사실 이 부분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싶네. 과장하자면 인재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릴 수도, 말아먹을 수도 있는 시대이니 말일세.

하지만 난 자네가 말하는 인재가 반드시 직원문제만이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으리라 믿으니 오히려 그 부분에 대한 말을 하고자 하네.
말 그대로 인재경영은 지도자나 경영진에 대한 철학이라고도 볼 수 있네. 새로운 경영진 구성이나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선택은 회사든 어디든 아주 조심스러운 일이자 매우 중요한 일이라 보네. 때로는 회사의 명운이 달려있기도 하니 말일세.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서 '변화'와 '지혜'를 결합시키는 것이라 보네. 변화만 주장하다보면 조직이 안정될 기미가 없으니 불안하고, 그렇다고 전통만 고수하자면 조직이라는 특성이 '기득권 보호 즉, 수구'로 흐르기 쉽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답은 있을까? 아니, 없다네.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마 해결책이 아닐까 하네. 언뜻 들으면 싱거운 소리로 들리기도 하겠지만 답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과정에 있기 때문이네.

인재도 마찬가지일세. 어떤 조직에서는 '구관이 명관'일 수 있네. 또한 어떤 조직에서는 변화가 답일 수 있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그 조직이 보인다는 것일세.

좋은 인재를 길러냈으면 그 인재를 제대로 적절하게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일세. 지도자란 만들어지는 것이지 스타가 아니기에 소중하게 조직이나 사회를 위해 쓸 필요가 있다고 보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네처럼 회사를 이끄는 사람들이 보는 '인재 변별 법'인데, 주제 넘는 말이지만 답변은 '과정'을 중시해달라는 것일세. 이미 자네는 어쩌면 답을 알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일세.

말이 길었네. 언제 고창 한 번 더 다녀가소. 봄나물로 가득한 식탁에 늦은 시간 고향 봄내 음 맡으면서 자네와 거나하게 술 한 잔 하고 싶네. 건강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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