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블루경제를 키우는 힘
고향 블루경제를 키우는 힘
  • 김태완
  • 승인 2009.04.1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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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다. 고창의 곳곳은 봄볕에 해맑게 웃고 있고, 주말이 되면 봄날을 즐기는 사람들로 선운사나 모양성 등에는 웃음꽃이 가득 피어있다. 기분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나 싶을 정도로 나들이 나선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하지만 이러한 아름다운 땅과 풍경을 지닌 우리지만 여전히 어려운 지역경제와 서민경제의 살림살이라는 말 앞에서는 여전히 난망한 마음뿐이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모든 게 좋다는 낙천주의성격의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펜을 쥐고 사는 사람으로써 항상 웃음의 이야기만은 쓸 수 없으니.

종종 출향인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고향이란 ‘현실’이 아니라 ‘추억’이다. 어렸을 적 멱 감고 들로 산으로 쏘다니던 영원한 수구초심의 땅. 이해관계 없이 누구나가 마음에 맞으면 친구가 되고 벗이 되었던 그 시절에 대한 동경. 어린아이들이 ‘파워레인저나 피터팬, 신데렐라’ 동화를 읽는 것처럼 어른들에게 있어서 영원한 동화는 고향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동화 속처럼 그리 이상적이지 않다. 무한경쟁의 틀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돌아야 하고 실적과 성과를 위해서는 밤낮을 잊고 살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고향이란 때로는 현실을 잊고 싶은 마음의 휴식처이자 도피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향에 오면 마음이 풀어지고 종종 무장해제가 되는 기분이 되기도 한다.

한 심리학자에 의하면 ‘고향은 단순히 추억이 아니라 개인이 만들어 낸 상상력’이라고 한다. 즉 과거의 재생이 아니라 과거를 상상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추억은 동화가 맞다. 단지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에 가까운 상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고향의 힘은 무얼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추억’이자 ‘휴식처’일 뿐일까. 그저 바쁘고 치열한 도시를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이 겪는 단순한 심리적 방어 장치에 불과할 뿐일까.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사람들에게 고향이란 어쩌면 현실에서 상상력을 자극받지 못한 답답함 때문에 오히려 지난 시절의 추억을 통해 자신의 ‘상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일 수도 있다. 아니 오히려 고향은 개인 개인들의 상상력 보물창고이자, 무한한 미래시대의 컨텐츠의 화수분일 수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크게 성공한 ‘해리포터 시리즈’ 또한 그 출발은 지난 시절 고향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그 바탕이 되었다. 고향이 단지 지난 시절의 추억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고향은 ‘지난 시절’일뿐이다. 하지만 고향이란 것이 상상력을 키우는 보물창고라는 눈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지금 무궁무진한 ‘경제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된다.

만일 그렇다면 이러한 고향을 통한 상상력의 경제를 ‘블루경제(Blue Economy)'라고 부른다면 필자의 억측일까. 따뜻한 봄날이 좋은 오늘, 내 땅 내 고향을 바라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그렇다. 고향은 블루경제를 키우는 핵심이다. 상상력의 보물창고다. 이제 그 문을 여는 건 우리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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