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살고 있는 정모(50대·여)씨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남편을 혼자 벌초에 보내기가 불안하다.
아들이 강원도에 근무하면서 벌초하러 내려오기 어렵고 남편 또한 외동아들이라 벌초를 같이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설 명절에 남편이 벌에 쏘여 고생했다는 점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정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같이 가려고 해도 지형이 험해 오히려 시간이 지체되면서 남편이 따라오지도 못하게 한다”며 “혼자 벌초를 하다가 벌쏘임이나 예초기 안전사고 등에 당할 수도 있고 남편이 혼자 벌초를 갈 때마다 항상 노심초사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벌초를 위해 산에 오르거나 작업을 할 때에는 2인 이상으로 하고 부득이 한 경우 행선지를 주변에 미리 알려 안전사고에 대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일 전주덕진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2022년) 도내 벌초 관련 안전사고는 총 218건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벌 쏘임이 1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예초기·낫 관련 안전사고가 18건으로 뒤를 이었다.
벌에 쏘이면 통증, 가려움부터 호흡곤란까지 올 수 있으며, 알레르기에 따른 과민성 쇼크가 발생할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때문에 주변을 살피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벌초 작업 시 2인 이상 작업하고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 쏘임 예방수칙은 ▲벌초작업 등 야외 활동 시 벌집 유무 확인하기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제품 사용 자제하기 ▲검고 어두운색 옷 피하기 등이 있다.
또 예초기 관련 안전사고도 벌 쏘임과 마찬가지로 혼자 작업할 경우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초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업 전 안면호구·보호안경·무릎보호대·안전화 등 보호장비 착용하기 ▲예초기 칼날에 보호덮개 장착하기 ▲작업 중 예초기 칼날에 이물질이 끼었을 경우 반드시 동력을 차단하고 장갑 착용 후 이물질 제거하기 ▲예초기 작업 주면 15m이상 안전거리 유지하기 등을 지켜야 한다.
이 밖에 쯔쯔가무시증 등 벌초 과정에서 진드기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예방수칙 준수도 중요하다.
덕진소방 관계자는 “매년 추석을 앞두고 벌쏘임이나 예초기 안전사고 등 벌초 관련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예초기 안전사고 대부분은 안전수칙 미준수 등의 부주의에 의한 인적요인에서 비롯되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법을 숙지하고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