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제대로 관리해야
공중화장실 제대로 관리해야
  • 김규원
  • 승인 2023.06.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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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치 본지 7면에 전주 시내 공중화장실 10곳 가운데 8곳이 오물과 휴지로 범벅을 이루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옛날에 가끔 공중화장실에서 그런 참상을 보았던 기억과 함께 얼마 전까지 정말 깨끗해진 화장실에 자부심마저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사 내용은 너무 더러워서 한국이 맞는지 의심됩니다전주에 살고 있는 이 모(30)씨는 최근 한 상가 화장실에 들어가 첫 번째 칸을 열어 보고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변기에 용변과 휴지 등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변 바닥에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배가 아파 급한 마음에 두 번째 칸을 열어 봤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오히려 대변기 좌석에 오물과 담배로 그을린 자국이 있어 더욱 이용이 꺼려졌다. 결국 이 씨는 어쩔 수 없이 상가 밖으로 나가 주변 가게에서 간식을 구입하고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다.

이 씨는 화장실이 급한데도 너무 더러워서 이용할 수 없었다면서 주변 상가 화장실 대부분이 잠겨 있고 상황이 비슷해서 생각지도 않은 지출을 하고 매장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7일 전주시 효자동 일대. 문이 잠겨있지 않은 공중화장실 10곳을 살펴본 결과 2곳을 제외하고 대변기나 주변에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심지어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려달라’, ‘대변기에 쓰레기 버리지 말아달라는 등의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소용이 없었다.

위 기사 내용은 과장 없는 사실이다. 전주시만 아니라 전국의 공중화장실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한때 정부 차원의 화장실 환경 개선 운동이 벌어져 각 지자체가 공중화장실 관리인을 두고 시민운동처럼 정화 노력을 기울여 어딜 가나 기분 좋은 화장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공중화장실이 점점 더러워지기 시작했다. 관리인도 없고 사용자들은 더럽혀진 화장실에 더는 마음을 쓰지 않는지 아무렇게나 사용하기 시작한 듯하다. 시설관리가 되지 않아 배변 처리 밸브를 눌러도 물이 나오지 않는 화장실도 점점 늘고 있다.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다시 무관심 속에 시민의식마저 아무렇게나로 돌아간 셈이다. 이런 일은 시민의 의식도 문제지만, 공중화장실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만 아니라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일이다.

관리인을 두어 시설을 관리하고 청결을 유지하면 이용자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고양이도 배변한 뒤에 모래나 흙을 끼얹어 배설물이 눈에 뜨이지 않게 처리한다. 청결한 화장실에서 물조차 내리지 않는 인간은 고양이만도 못한 말종일 것이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이나 전라감영만 자랑할 게 아니라, 눈에 드러나지 않는 공중화장실 관리에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시설을 점검하고 청소하여 깨끗한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길 바란다. 전주시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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