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의 의미를 새겨보는 날
현충의 의미를 새겨보는 날
  • 김규원
  • 승인 2023.06.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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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8회 현충일이다. 현충(顯忠), 충렬(忠烈)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의미로 정했다. 민족과 국가 수호 및 발전에 기여하고 애국애족한 열사들의 애국심과 나라를 지키느라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정한 국가 기념일이다.

1956425일에 공포된 현충기념일에 관한 건’(국방부령)에 따라 현충기념일이라고 불렸었다. 그러다가 1982년에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라 현충일로 변경되어 국가 기념일로 정식 편입되었다.

현충일은 법정공휴일이지만, 국경일이 아닌 국가추념일이다. 나라를 위해 장렬히 목숨을 바친 이들과 나라를 위해 일한 이들의 공적과 뜻을 받들고 추념하는 날이다. 조기(弔旗)를 계양하고 10시에는 전국에서 동시에 묵념으로 선열들의 뜻을 기린다.

서울 동작동이나 대전의 국립 현충원에서는 정부가 주관하는 현충일 추념식이 열리고 각 지방자치단체도 개별적인 기념행사를 치른다. 66일을 현충일로 정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고 일부에서는 날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봄이 지나고 여름으로 접어드는 계절이어서 공휴일인 현충일에 본디 의미를 되새기며 선열들을 추모하기보다는 나들이를 나가서 즐겁게 노는 날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상당수 집안에서는 조상들을 돌아보거나 인근 전몰장병 묘지에 찾아가 헌화하는 분위기도 있다.

적어도 이날만은 술에 취해 떠들거나 왁자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충일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날을 선택하여 국민이 추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일도 우리가 충분히 연구하고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가 가장 많은 건 한국전쟁에 나라를 지키다가 장렬히 산화한 장병들이었다. 그리고 일제의 국권 찬탈에 따른 독립운동 희생자와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에 의한 희생자들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은 당연히 추모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이름을 올려 기억해서는 안 될 인물들이 교묘히 숨어들어 국립묘지에 묻히고 후손들이 연금을 받는 자들이 상당수 남아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동족을 팔고 동족을 잡아 일제의 개 노릇을 하던 자들이 단 한 명이라도 순국 선열 명단에 끼어 있어서는 안 될 터이지만, 교활한 그들과 후손들의 수단으로 매국행위애국활동으로 둔갑한 경우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주장이 있다.

특히 친일 보수 세력이 정권을 잡았던 당시 교묘하게 악덕 조상의 죄를 애국 행위로 덧칠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난번 일본 수상의 방한 때에 현충원에 대형 일장기가 펄럭이던 일처럼 점점 그들이 가까이 접근하는 느낌이 든다.

청산하지 못한 친일세력의 득세와 준동을 피부로 느낀다. 이제는 그들과 화해하고 선린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위험한 생각이 점점 뿌리를 내리지 않는지 경계할 일이다. 사과하지 않는 그들은 발톱을 감춘 승냥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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