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접점 찾아야
비대면 진료 접점 찾아야
  • 김규원
  • 승인 2023.05.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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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두고 이해집단마다 다른 의견이고 진료 수가는 대면 진료보다 높아 소비자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 이해집단 간 절충도 없이 졸속 시행을 서두르고 있다는 게 종합적인 반응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오는 30일 건강보험 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를 열어 수가를 비롯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내용을 보고만 하고 이틀 뒤 곧바로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잠시 시행되었을 뿐,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최소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될 시범사업을 졸속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복지부와 국민의힘이 지난 17일 발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에는 진찰료에 시범사업 관리료를 더한 수가를 의료기관에 지급한다고 돼 있다. 현행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서 진찰료 100%에 전화상담 관리료 30%가량을 더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복지부는 환자 본인 확인, 시범사업 평가를 위한 진료 기록·제출 등에 추가 비용이 들어, 대면 진료보다 비대면 진료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도 비대면 진료에 위험과 비용이 발생하므로 현행 진료 수가에 50~100%를 가산한 금액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 수가가 대면 진료보다 높게 책정된 나라가 없고 실제 수가가 높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대면 진료를 시행하는 미국이나 영국, 중국 등의 수가도 대면 진료와 동일한 금액이라고 한다.

문제를 짚어보면 현재 대면 진료 의료보험 수가가 의사들이 원하는 금액에 훨씬 못 미치는 데서 비대면 진료 수가를 책정하는 기회에 진료비를 올리기를 희망하는 의견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민노총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대면 진료에 견줘 오진 가능성이 있고, 인력이나 노력 등이 적게 들어가는 비대면 진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더 준다는 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견들도 현행 대면 진료 수가가 너무 낮은 게 문제라면 진료 수가를 조정하더라도 비대면 진료 수가가 대면 진료보다 높을 수는 없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결국 의료 수가를 올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한다.

받는 측이야 얼마든지 더 받고 싶겠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에서 의료비마저 또 인상되면 서민 생활엔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병원이 수가가 낮아 적자 났다는 말은 못 들었다.

이 기회에 수가 인상을 노리기보단 우선은 현행 선을 유지하면서 경기가 풀린 후에 인상을 생각해야 한다. 정부는 서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 각계와 접점을 찾아 적정 수가를 책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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