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싼 바지
똥 싼 바지
  • 전주일보
  • 승인 2023.05.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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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아이야 울지 마라 바지에 똥을 쌌다고
먹으면 싸느니라
사람들은 먹는데는 목을 매도 밀어내는 것은 
부끄럽게 생각한단다

이 세상이 꽃향기로 가득하다면 그 또한 못 견딜 일이다
가끔은 구린내를 풍겨야 웃고 산다
부끄러운 것은 바지에 똥을 싼 것이 아니라
아무데나 똥을 싸는 것이다

울지 마라 아이야 
똥 싼 바지가 자라서 세상을 끌고 간단다

 

 

똥파리는 파리의 일종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집파리와는 다르다. 파리목 파리맷과에 속한 곤충으로 누리끼리한 파리매와 비슷하다. 누런색을 띤 똥파리는 사람과 동물의 똥에 잘 모여든다.

유충은 동물의 똥을 먹으며, 성충은 모기나 소형 하루살이 등을 잡아먹는 포식성 곤충이다. 똥파리라는 말은 매우 더러운 대상을 은유적으로 가리킨다. 똥과 벌레 파리라는 부정적 뉘앙스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또한 속물적인 근성은 사람으로서의 교류가 아닌, 돈과 힘을 빌리거나 야합하고 이용하려는, 기생충적이라는 점이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빌리달라고 한다던가, 사업 자금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제안한다든가 함으로써 어딘가에 꼬이는 습성을 빌려 똥파리라고 불린다.

돈만 빨아먹고 사기를 치며 이용해 먹는 인간미 없는 행태는 진정한 인간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 인맥 관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런 통파리 같은 사람을 경계하고 퇴치하는 데 능숙하겠지만, 보통 사람의 경우는 이런 요령이 없어 똥파리에게 대출이나 투자를 쉽게 결정하기도 한다.

똥파리 같은 사람과 인연을 끊지 못하고 결국 패가망신하고 불행해지는 사례들을 종종 본다. 감언이설에 현혹되어 똥파리로부터 시달리는 경우를 보면 세상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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