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019조8천억 '역대 최대'…56%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대출 1019조8천억 '역대 최대'…56% 다중채무자
  • 고주영
  • 승인 2023.04.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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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 4억2천만원…이자부담 908만원 추산
양경숙 의원 "감내 가능수준 부채 유도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필요"

코로나19 이후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 써 금리 인상기에 가장 위험한 ‘다중채무자’였고, 이들의 연이자 부담액은 이미 1년 반 사이 평균 1000만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로 짐작된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대출 종류별로는 사업자대출(671조7000억원)이 가계대출(348조1000억원)의 약 2배에 이르렀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 처음 1000조원을 웃돈 뒤 계속 불어나 4분기에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증가율(0.6%)은 3분기(2.0%)보다 뚜렷하게 낮아졌다. 특히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이 한 분기 사이 349조원에서 348조1000억원으로 0.3% 줄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추산(작년 4분기 말 변동금리 비중 추정값 72.7% 바탕)한 결과, 대출금리가 0.25%p 높아지면 전체 이자액은 1조9000억원,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불어났다. 1.50%p 오르면 1인당 증가액은 362만원까지 늘었다.

만약 2021년 8월 이후 최근까지 약 1년 반 사이 기준금리 인상 폭(3.00%p)만큼 대출금리가 뛰었다면, 이자가 이미 362만원의 두 배인 724만원 추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다.

전체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56.4%(173만명)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10명 가운데 6명꼴로 사실상 더 이상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한계 차주라는 뜻이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천억원)를 다중채무자가 차지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작년 4분기 말 현재 4억2천만원으로 추정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도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더 많이 뛰었다.

금리가 0.25%p, 1.50%p 인상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연 이자는 76만원, 454만원씩 불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금리 줄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3.0%p 올랐다면, 각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평균 908만원이나 불어 원금은커녕 이자 상환마저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양 의원은 “금융당국은 자영업 대출자들의 채무상환능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이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부채를 지도록 유도하는 등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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