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서 백제 대형 석축 저온저장고 발견
익산에서 백제 대형 석축 저온저장고 발견
  • 소재완
  • 승인 2023.03.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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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전북문화재연구원, 금마 서동역사공원 조성부지 발굴조사 중 저온 저장고 2기·굴립주건물지 3동 등 16기 유구 확인…왕실 관련 시설 개연성 높아 왕실 문화연구 사료적 가치 기대
익산시 금마면 소재 서동역사공원 조성부지에서 발굴조사 중 발견된 백제 대형 석축 저온저장시설 전경
익산시 금마면 소재 서동역사공원 조성부지에서 발굴조사 중 발견된 백제 대형 석축 저온저장시설 전경

익산 금마 서동역사공원 조성부지에서 백제의 대형 석축 저온저장시설이 발견됐다. 왕실 관련 시설일 개연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백제 왕실 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최완규)은 24일 익산시 금마면 서고도리 서동역사공원 조성부지 현장에서 발굴조사 중 발견한 백제 대형 석축 저온저장시설의 현황을 공개했다.

저온저장시설이 발견된 서동역사공원은 익산시와 문화재청이 고도보존육성사업 일환에 따라 (재)전북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곳이다.

전북문화재연구원은 발굴조사 중 2기의 저온 저장고와 굴립주건물지 3동, 구상유구(溝, 도랑) 1기, 조선시대 기와가마 5기 등 16기의 유구를 발견했다.

이중 저온 저장고(2기)는 외부 공기가 드나드는 통기구를 갖췄고, 기반토인 풍화암반층을 직사각형으로 굴착 후 그 안에 잘 다듬어진 석재를 조밀하게 쌓아 벽체를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규모는 1호(길이 4.9m, 너비 2.4m, 높이 2.3m)와 2호(길이 5.3m, 너비 2.5m, 높이 2.4m) 두 기가 거의 비슷하다.

또 통기구는 저장고 동쪽 장벽 상부에 각각 3조가 설치됐는데, 쪼갠 돌인 판석과 길게 다듬은 장대석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50㎝ 정도의 간격을 두고 밖에서 안으로 19~23° 기울여 동쪽으로 돌출되게 만들었다. 이는 저장고 안의 더운 공기를 자연적으로 배출해 내부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기 위한 공법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바닥은 잡석과 사질점토를 섞어 반반하게 만들어 습기를 차단하도록 했다. 치밀성이 엿보이는 건축물로 오늘날의 냉장고와 같은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저장고 바닥면에선 식물의 열매나 과실의 흔적인 종실 유체가 검출됐다.

저장고는 또한 백제 왕궁리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동일한 벼루편, 전달린토기편, 뚜껑편(蓋), 암·수키와, 인장와(印章瓦) 등이 내부에서 출토돼 관심을 끈다. 특히 1호에서 출토된 보주형 뚜껑과 2호에서 출토된 대부완은 한 벌을 이루고, 1호와 2호에서 출토된 호형 토기편은 서로 접합되는 것으로 보여 동시기 사용됐을 것이란 게 전북문화재연구원 측 판단이다.

최완규 이사장은 “지금까지 백제지역에서 발견된 저장고는 왕도였던 공주 공산성과 부여 관북리유적 등 궁궐로 추정되는 유적에서만 발견된 사실에 비춰 이번 발견된 저온 저장고 역시 왕실과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며 “백제 왕실 문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문화재청과 함께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유적의 진정성 있는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며“고도보존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익산지역 백제왕도 핵심유적과 연계해 고도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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