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거리 아태마스터스 대회
조롱거리 아태마스터스 대회
  • 김규원
  • 승인 2023.03.20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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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종편 MBN이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가 돈으로 치러지는 대회라는 내용을 방영했다. 무려 175억에 이르는 거액을 들여 지역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대회를 억지로 치른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참상이 벌어질 듯하여 본지는 일찍이 대회를 포기하는 게 옳다는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엘리트들이 모여 기록을 견주는 대회도 아니고 생활체육인들이 모여 재미로 치르는 대회에 거액을 들여 행사를 치른다는 게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지적할 당시 대회 예산은 75억 원이었다. 1회 대회를 치른 말레이시아는 13억 원을 들여 개최했는데 우리는 6배나 많은 예산을 써가며 대회를 치른다는 게 옳지 않다고 봤다. 참가자도 적고 전북에 도움될 것도 없다면 참가자 부족으로 대회를 포기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예산을 100억 원이나 증액해서 억지대회를 계획하고 참가자에게 현금 20만 원과 상품권 5만원을 준다며 참가자를 모집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나랏돈이든 지역 예산이든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쓰이는 돈이다.

그렇게 참가자를 모집해서 행사를 치르면 전라북도에 무슨 도움이라도 되어야 할 터이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전국의 조롱거리가 되어 망신만 샀다. 더구나 참가 종목도 골프와 베드민턴에 몰려 다른 종목은 아예 치르지 않거나 축소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거기다 해외 참가자가 몇천 명에 이른다며 성공개최를 대서특필하더니 여행사를 통해 관광패키지로 참가자를 모집했다고 또 한 번 웃음거리가 됐다. 그것도 체재비를 일부 부담하는 조건으로 모집해 여행사에 인센티브가 주어졌다는 말도 있다.

해외 4,000명에게도 1인당 5만 원을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모집했는데 그 절반가량이 인도와 몽골에서 모집한 사람들로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해외 취업 목적이나 관광객을 모집했다는 정보도 있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불법체류자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억지 대회를 치르고 불법체류자가 남아 범죄라도 하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를 살리기 위해 억지대회를 치르는 건 아닌지 도민들은 우려한다. 그 많은 돈을 퍼부어 조롱거리로 전락한 전북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대회를 역대 최대규모 전북아태마스터스 성공예감이라는 제하의 머릿기사들을 실은 도내 각 신문들은 과연 돈 퍼주고 모집한 사정을 모르고 보도했는지 의문이다. 전북도와 지역 신문이 동반 망신한 셈이다.

아니 전라북도 도민 전체가 망신한 셈이다. 175억 원을 들여 도민 모두가 망신하는 이런 짓을 눈도 깜박하지 않고 태연하게 저지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돈이 들어간 것만 아니라 돈을 들인 효과도 기대할 수 없고 조롱거리가 되었으니 말이다.

전북도는 지금이라도 대회에 대해 차분하게 검토하여 행사를 떠벌리기보다 실속있는 내실 행사로 줄이고 비용 지출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생활체육을 제대로 즐기는 행사로 축소해 치르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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