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도내 투자 철회, 유치경쟁 막아야
잇단 도내 투자 철회, 유치경쟁 막아야
  • 김규원
  • 승인 2023.03.13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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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코스트코 코리아가 익산 왕궁물류단지 입점을 포기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민간법인인 왕궁물류단지와 단지 입점을 위한 5부지 조건부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지난 1월 말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조건부 계약의 계약 조건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왕궁물류단지가 지난해 연말까지 입점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와 기초공사를 마무리하기로 약속한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익산시는 정헌율 시장이 코스트코 코리아 본사를 찾아가 왕궁물류단지가 최선을 다해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행정절차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며 왕국물류단지와 재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정 시장은 아울러 왕궁단지와 재협상이 성사되지 않아도 익산시의 다른 지역에서 별도 입지를 찾아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한다. 이에 코스트코 측은 익산시를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하겠다는 답변으로 정 시장의 간절한 요청에 화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러한 익산시의 움직임에 완주군이 가세하여 코스트코 유치를 위해 뛰어들었다고 한다. 완주군이 당초 쿠팡 물류창고가 들어오기로 했다가 가격 문제 등 갈등으로 무산된 부지에 코스트코를 들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익산시와 완주군이 코스트코 유치전을 벌이는 경쟁 관계가 형성되고 코스트코는 양쪽을 저울질하며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는 건 빈약한 도세와 지역의 부끄러운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문제는 코스트코이든 쿠팡이든 업체의 문제가 아니고 전북의 고질병(?)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래전에 전북에 아파트를 지으려던 외지의 한 건설업체 대표와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전주시에서 사업을 진행하려는데 전주시 관련 공무원들의 고자세에 질렸고 사업지 토지 매수에서 장난치는 브로커에 질려 사업을 접고 광주시에서 사업을 진행했다고 회고했다.

전주시에서는 관련 서류를 한가지 일러주고 그것을 만들면 다시 저런 서류를 해오라고 하는 식으로 골탕을 먹이더라며 광주에서는 사업 신청을 내자 관련 부서를 모두 불러 한꺼번에 문제점을 검토하고 풀어주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업지구 토지 매입도 시에서 서둘러 일사천리로 진행했다며 전북에서는 반드시 브로커가 개입하여 땅값을 수십 배 더 받겠다고 버티더라는 이야기도 했다.

지난번 완주군 쿠팡 물류단지도 땅값 문제로 무산됐고 이번 코스트코 익산 왕궁단지도 브로커가 덤벼 땅값을 올리는 바람에 부지매입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진행된다는 정보만 들으면 토지주를 찾아가 땅값을 올리는 브로커 집단이 지역발전을 망치는 셈이다.

방법이 있다면 브로커를 색출하여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도내 자치단체 사이에 기업유치 경쟁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전북 어디든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경쟁보다 성사되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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