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어도 웃을 수 없는 아침에
꽃은 피어도 웃을 수 없는 아침에
  • 김규원
  • 승인 2023.03.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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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어제(11) 전주 낮 기온이 24까지 올랐다. 남도에서는 매화가 피고 산수유가 피어 축제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 전남 광양시는 10일 매화마을에서 10일간 광양매화축제를 시작했고 구례에서는 제24회 구례산수유꽃축제가 11일부터 열흘간 열린다.

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때이면 들에는 야생 풀꽃들이 피고 잎이 돋아나 세상이 푸르러지기 시작하는 게 정상이언만 들에는 먼지만 풀썩이고 황사까지 겹쳐 대기 수준은 계속 나쁨이다. 겨울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마른 땅에서 새싹이 돋아나지 못한다.

반갑게 오늘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지만, 5~20mm 정도여서 잘해야 먼지를 가라앉히는 정도인 듯하다. 그것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내리는 비여서 기대하는 강수량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는 계속 비 소식이 없고 기온만 내려가 다시 영하날씨를 전망한다.

오랜 가뭄으로 저수지들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전주천과 삼천도 앙상한 돌이 드러날 만큼 물이 적게 흐른다. 곧 영농철이 다가오는데 농업용수는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이고 이러다간 생활용수는 물론이고 식수마저 위협받는 상태에 이를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가뭄을 걱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터인데 과연 한 차례라도 가뭄 대책을 논의했는지 의문이다. 오로지 일본과 손을 잡기 위해 온 정신을 쏟아붓는 듯, 과연 이 정부를 믿어도 되는지 자꾸만 뒷덜미에 신경이 쓰인다.

지난 1월 경상수지가 또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발표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452천만 달러 적자라고 한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대치다.

그 가운데 상품을 팔고 사들인 상품수지는 지난해 1월보다 무려 90억 달러가 줄어든 74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철강 제품 등의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수입만 증가하여 적자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수지 역시 327,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보다 20억 달러가량 적자가 늘었다. 서비스 수지 적자의 주범은 코로나19가 풀리면서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크게 늘어난 여행수지 적자였다.

산자부가 발표한 1월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1268,000만 달러로 1966년 이후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2월에도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 7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에너지 수요가 크게 줄고 중국 리오프닝으로 IT경기 반등에 힘입어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고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적자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서두는 한일관계 정상화도 무역적자를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 뻔하다. 일본은 우리 물건을 사지 않기로 유명하고 관계 악화로 일본서 사들이지 않았던 물건들이 들어오고 철없이 일본 여행을 밥 먹듯 즐기는 젊은 세대의 여행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적자를 늘릴 것이다.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여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324.2원이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원화가치는 7.36% 하락해 주요국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또 오를 예정이어서 우리 기준금리에 1.75%p 높아질 전망이다.

사상최악의 경상수지 적자로 빨간불이 켜지자 1월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2월부터는 경상수지가 개선되어 올해 전체로 200억 달러대 흑자가 전망된다고 입으로만 흑자 경제 전망을 내놨다고 한다. 에너지 소비만 줄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다.

어디에서도 좋은 전망이 보이지 않는 우리 경제 사정인데 정부는 여전히 방만한 경제운용과 적극적 방어전략 없이 정치적 입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국민이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는 야당 잡기와 한일관계 회복에만 정신을 쏟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018년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확정받은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판결금을 변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이번 해법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력과 국익에 걸맞는 우리의 주도적인 그리고 대승적인 결단이라며 정부가 이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고 과거사로 인한 우리 국민의 아픔을 보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일본 외무상은 지난 9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서 강제동원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냐는일본 의원의 질문에 어떤 것도 강제노동에 관한 조약상의 강제노동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강제노동이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사안의 전말을 가만히 더듬어 보면, 일본은 전혀 자신들의 책임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말도 안 되는 국내 기업이 낸 돈으로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주어 사안을 매듭지으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들은 그 돈은 받지 않겠다며 분노하고 있다.

그렇게라도 해서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할 만큼 우리 안보가 위험하지 않았는데, 선제 타격 등 전쟁 불사라는 강경 대응 기조를 잇따라 내놓아 남북 분위기를 경색시키고는 한미일 안보를 강조하는 이상한 정치가 전개되고 있다.

마치 긁어 불집을 내고 치료하기 위해 이웃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배상 판결 문제 해결 방안발표로 다시 정국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지난 주말은 항의 집회와 집회를 물타기 하는 어깃장 집회가 이어졌다.

국민의 생각이나 사회정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 추종 세력의 이익이나 뜻에 따라 행하는 정치, 검사의 칼날을 앞세운 엄포로 누르는 정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여태까지 누구도 힘으로 누르는 정치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 신음하는 민중들이 폭발하기 전에 국민의 뜻을 물어 바른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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