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신동진 종자 보급중단
어처구니없는 신동진 종자 보급중단
  • 김규원
  • 승인 2023.03.0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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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남아도는 쌀 문제로 곤란하게 되자 꾀를 낸 것이 신동진 품종 종자 보급을 중단하고 추곡으로 수매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농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정부의 무능한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신동진 종자 퇴출 이유는 쌀 소출이 많은 종자여서 소출이 적게 나는 종자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해 다수확 품종을 재배하지 못하게 막는다니 과연 윤석열 정부다운 생각이다.

같은 노력을 들여 더 많은 소출을 내는 것이 인지상정 이거늘 소출이 적은 종자로 농사를 지으라는 정부가 이 나라 외에 또 있는지 모르겠다. 신동진 벼는 그동안 정부가 갖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개발에 성공한 소출 많은 종자다.

100원 들여서 200원어치를 생산하던 농가에 100원 들여서 120원어치만 거두라고 강요하는 정부라니, 정말 역사에 남을 일이다. 특히 우리 전북에는 신동진 벼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전북의 주력 품종인 신동진을 보급하지 않게 되면 지역 농민의 소득이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는 대체 품종으로 참동진이라는 종자를 보급하겠다고 한다. 정부의 말로는 참동진이 병충해에 강하다며 권장하고 있으나 농민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참동진은 생산량이나 상품성에서 신동진에 미치지 못한다고 반발한다.

참동진을 시험 재배해본 농민은 대체로 키가 크고 수확량이 적어 신동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더구나 품종을 바꾸려면 3년 정도 기간을 들여 재배에 적응해야 하는데 시험 재배 기간도 없이 마구잡이로 종자를 바꾸겠다는 정부에 반발은 당연하다.

어떤 농민은 쌀이 남아돌면 아프리카 등 식량부족 지역에 보내고 다른 이익을 취할 수도 있을 터인데 소출이 적은 종자로 농사를 지으라니 기가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사정은 전북도 농정 당국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 난감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정부가 하는 일이라는 게 다 이런 모양으로 단견(斷見) 정책이다. 자살률이 높은데, 자살에 많이 사용하는 게 번개탄이므로 번개탄 생산을 막는 조치를 했다. 자살하는 사람이 번개탄이 없으면 자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두(鳥頭)들이 나라의 중요 부서에 있다.

뿐만 아니다. 쇠고기 값이 내려가 사료 값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하소연이 나오자 소 14만 마리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뱃속에 기생충이 들어 아이가 자라지 못한다며 기생충을 죽이기 위해 독약을 먹이는 방법을 택하는 셈이다.

요즘 소고기를 헐값에 파는 이유가 바로 소 마릿수를 줄이느라 도축해서 고기를 처분하기 위해 벌이는 짓으로 보인다. 모든 문제에는 근 본적인 이유가 있다. 사안이 발생하면 그 근본을 찾아 올라가 그 원인을 고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코앞에 보이는 현상만 제거하려는 어리석은 생각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이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짓을 저지를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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