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풀어갈 대책 절실
불경기 풀어갈 대책 절실
  • 김규원
  • 승인 2023.02.2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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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에 나가보면 몇 걸음마다 임대’ ‘매매등을 써 붙인 빈 점포를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보다 더많은 공실과 빈 점포 건물들이 즐비하다. 거리는 한산하고 어두워지기 전에 썰렁해 진다.

오늘 아침에 인쇄소에 급히 볼일이 있어서 택시를 이용했다. 아침 9시 무렵인데 운전기사가 요즘 정말 불경기인가봐요.”라고 말을 걸어온다. 왜냐고 묻자 아침 7시에 나와 운행을 시작했는데 딱 한 사람 태우고 3,300원 번 것이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내가 두 번 째 손님이라는 것이다. 아침 출근 시간과 오후 퇴근 시간에 매출이 그런대로 오르는데 요즘은 도대체 손님을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택시만 아니라 접객업소 모두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대로 이름이 난 음식점들은 아직도 점심시간에 기다려야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 그런 업소는 가물에 콩 나듯 드물다. 저녁 시간이 되면 북적거리던 먹자골목도 요즘엔 어둑발이 들기 전에 한산해진다.

모든 가격이 올라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고 봉급은 제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으니 씀씀이를 줄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금리가 쌀 때 받은 대출금이 가파르게 오른 금리에 목을 조이는 현실에서 가계 운영이 어려운 건 당연하다.

고금리 고물가가 덮친 지역 자영업자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잇따라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대를 물려 운영하던 가게들이 코로나 시대도 넘어왔지만, 고물가 고금리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가입한 노란우산 공제제도의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지난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급한 건수는 1,998건에 금액으로는 1277,000만 원에 달했다. 정부가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찔끔찔끔 코로나 지원금을 주었지만, 그런 푼돈으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 고금리와 고물가, 난방비 폭탄, 전기료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가계지출이 휘청이면서 모두 지갑을 닫고 일찍 집에 들어가 웅크릴 수밖에 없다. 자영업도 따라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런 위기를 풀어줄 방안을 내놓아야 하지만, 서민들의 생활 따위엔 관심조차 없으니 민생이 한쪽에서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 여당은 정권을 쥐고 흔들어 야당을 말살하려는 데만 신경을 쓸 게 아니라 지금 허물어지고 있는 민생을 챙기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미 갖가지 경제지표가 하강국면인데 국민이야 죽건 말건 권력 강화에만 주력하다간 정말 큰일이 난다.

민생은 지금 절벽에서 밀려 나며 근근이 붙잡은 나무뿌리에 매달린 형국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안간힘으로 쥐고 있는 풀뿌리를 붙잡을 힘조차 풀려 벼랑 아래로 떨어질 판이다. 제발 눈을 돌려 어려운 민생을 살릴 방도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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