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기미가요’, 경제는 ‘하강’ 단계
서울서 ‘기미가요’, 경제는 ‘하강’ 단계
  • 김규원
  • 승인 2023.02.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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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매주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에 보는 세상이 조금이나마 밝아지고 따뜻해지기를 소망하지만, 기대와 달리 어둡고 답답한 소식만 가득하다. 세계적인 불황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나라 사림을 맡은 정부는 아직도 검찰력을 앞세운 어깨 정치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우수(雨水)인데 날씨마저 월요일 오후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급강하한다는 예보다. 이미 비나 눈이 내리고 있다. 올겨울은 유난히 길고 가끔 포근한 날조차 없어서 더욱 추위를 느끼게 한다. 날씨는 여전히 춥고 세상 소식도 싸늘하고 추워 더욱 움츠러든다. .

서울 한남동의 한 호텔에서 일본 나루히토 왕의 생일(223)을 축하하는 축하연이 2018년 이후 5년 만에 열렸다는 소식도 있다. 주한 일본 대사관이 주최한 자리에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하고 이도훈 외교 2차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해 축하했다고 한다.

아직도 일본은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임의 치세(治世)는 천 대()에 팔천 대에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서울 한복판에서 울려 퍼졌다.

그들의 왕()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정부 대표가 참석하여 축하했다니 정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금할 수 없다. 여전히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교과서에 쓰고 주장하는 그들이다. 그런 자들과 손을 잡고 춤추지 못해 애쓰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기획재정부가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2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가 상승을 멈추고 둔화단계에 들어갔다고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경기 둔화 우려라고 하더니, 그 우려가 현실로 등장하여 둔화를 인정한 셈이다. 정부만 인정하지 않았을 뿐, 이미 우리 경제는 둔화에 들어선 지 오래다.

둔화에 들어선 정도가 아니라 경기 하강단계에 있다는 지표가 연일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실질 국내 총생산(GDP)3분기보다 0.4% 감소했고 올해 1분기도 역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수출이 작년 10월부터 잇따라 줄고 지난 1월 수출도 16.6% 줄었다. 1월 한 달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126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고용과 취업 지수도 낮고 전망도 지극히 비관적이다. 취업자 증가 폭이 올해는 10만 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어느 것 하나 희망적인 지표가 없고 비관적인 수치만 가득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p 올리면서도 한국은 0.3%p 낮추어 전망했다. 고금리 폭풍 속에 난파 직전의 한국호를 몰고 가는 선장과 항해사 등은 아직도 동서남북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초보들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재정을 운영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다시 넘어서고 우리 코스피는 폭락했다. 무역적자를 해소한답시고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주장하는 정도다. 해묵은 경제정책으로 이 다변화한 시대의 경제를 감당하지 못하는 듯하다.

국민의 생활 수준과 소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선진국이라는 달콤한 환상 속에 잠시 머물렀던 꿈을 긴급히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적절한 대책과 안내를 통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데 여전히 지난 정권에 대한 복수혈전에 매몰되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정부는 손을 놓고 아직도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있지만, 국민은 어려운 상황을 이미 감지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한국 갤럽이 14~1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향후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물었더니 59%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13%는 좋아질 것, 24%는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1월 조사에서 좋아질 것 30%, 나빠질 것 29%이라던 전망이 한 달 새에 큰 폭으로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살림살이 전망도 지난달 16%의 비관론이 39%로 급증하였다. 살림살이 전망은 서민층일수록 비관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수준이 낮을수록 높은 금리와 물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JTBC17일 윤석열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보도했다. 대선 내내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비판하면서 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을 시키는 건 안 할거다.”라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한 내용을 정리하면 윤 캠프의 신재생에너지 특별위원장을 지낸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상임 정무 특보였던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경기도 공동선대위원장이던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통령 취임 준비 위원장을 지낸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 등이 거론되었다.

임명된 그들이 해당 사업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거나 유경험자도 아니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심지어 박주선 석유협회 회장은 지난해 11JTBC 뉴스룸에 나와서 나는 전문지식은 없죠. 석유협회에서 자기들이 나를 회장으로 모시겠다고 그래서 내가 공부해가면서 역할을 해야 되겠다.”라고 말했다.

회장으로 나를 모시겠다.’라는 대목에선 기가 찬다. 낙하산이 아니라 저들이 자신을 회장으로 추대하여 모신다고 방송에서 말할 정도이니 대단한 얼굴 두께를 실감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붓던 전 새누리당 이은재 전 의원도 아무 연관 없는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앉았다.

정치란 참 오묘한 것이어서 범부(凡夫)의 짧은 식견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뭔가 한 가지라도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아니, 검찰조직 강화 약속은 철저하게 지켰다. 온통 검사 왕국이라고 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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