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설 명절
모두가 행복한 설 명절
  • 김규원
  • 승인 2023.01.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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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음력 스무 아흐렛날이다.

옛말에 설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댔다. 절기상으로도 대한(大寒)이다. 옛말을 하나 더 붙이자면 대한 지나면 얼어 죽을 개 아들놈 없다.’라는 거친 입담도 있었다. 다시 생각하면 대한이 지나면 추위가 풀린다는 의미로 새겨들을 수 있는 말이다.

조금 이른 듯하지만, 추위도 설이 지나면 누그러져 멀리서 부는 바람에 봄기운이 서리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도 영하의 매서운 날씨가 이어지고 21일부터는 북극한파가 온다는 예보, 위쪽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인데 마음은 자꾸만 봄으로 치닫는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추위에 고물가 고금리가 겹쳐 살림살이를 짓누르는 가운데 실질 수입은 외려 줄어드는 상황을 견디느라 모두가 버거운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뜻이다. 망나니 칼 휘두르듯 위태롭고 불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들어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인정의 꽃은 피어나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온정이 넘친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의 18일 현재 전국 모금 온도는 104도이다. 그 가운데 우리 전북은 인천의 114.3도 다음으로 110.0도를 가리키고 있다.

전북 목표액 845,000만 원을 훌쩍 넘어 93억 원이다. 사람도 적고 경제력도 빈약하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해마다 모금 목표액을 넘어 올해로 23년째 목표액을 넘어섰다. 삭막한 세상인심이지만 전북의 인심은 늘 포근했다.

참고로 전국 모금 현황을 보면 강원도가 83.6도로 최하위 실적이고 그 뒤를 이어 경기도가 87.2, 부산이 87.5도를 기록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강원도는 도 지역 가운데 가장 적은 목표액을 설정하고도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전북의 성과는 남의 어려움을 강 건너 불 보듯 무심하지 않은 이들, 조상 대대로 전해온 이웃 보살피는 마음의 발현이다. 오랜 세월 정부의 무관심에 방치되었던 지역이지만, 전북인들은 서로를 보듬을 줄 알고 이웃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생각했다.

추운 날씨에 설 명절을 맞이하는 어려운 이들, 외로운 이들, 병상에서 투병하는 이들에겐 이런 명절이 괴로운 시기일 수 있다. 남들이 가족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상실감이나 소외감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가난보다 더 무서운 건 세상에서 잊힌 듯,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외로움이다. 세상에 살아 있으면서도 전혀 존재감이 없는 그들의 삶을 먼발치서라도 살펴야 하는 때다. 혹시라도 내 이웃이, 내가 알던 어떤 이가 지금 잊힌 상태에 있는지 살펴보고 연락해 볼 때다.

멀리있는 이들이어도 전화라도 해서 마음을 이어보고 정을 나누며 덕담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상생이 필요한 때다. 얼굴 마주하여 세배하지 않아도 안부를 묻고 소리로 인사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남이 만든 그림이나 영상을 퍼다가 보내기보다 한마디 육성이 정겨울 것이다.

독자 여러분 설 명절 잘 보내시고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실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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