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과·외교라인 교체 불가피"
"가는 데마다 사고치고 적을 만드나"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근거 없이 이란을 겨냥해 적대적 발언을 내놨다"며 "UAE를 난처하게 만들고 이란을 자극하는 매우 잘못된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현지 교민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우리 선박도 적잖은 곤경을 당할 수 있다"며 "기초적 사리 판단도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국익을 최우선으로 실용적 안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전쟁 불사를 외치고 친구의 적은 나의 적이라고 하나"라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단세포적 편향 외교로는 국민과 나라 이익을 제대로 지킬 수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순방만 나가면 국민이 걱정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더는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최고위 모두발언을 통해 "남의 나라 외교에 참견하는 것도 문제인데 대통령이 한술 더 떠 이웃 국가 간 관계를 적으로 규정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UAE와 이란은 196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영토 분쟁을 딛고 최근 관계를 개선해 가는 중인데 난데없이 한국 대통령이 무르익어가는 평화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 대표는 이란이 UAE 적대국이 맞지 않느냐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며 "언제까지 사고는 대통령이 치고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어야 하나"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란 외무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며 "중동 세일즈를 천명하며 요란하게 팡파르를 울렸지만 실상은 '한국 불매운동'이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외교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외교라인 교체는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은 겸허히 사과하고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최고위원들도 거들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남의 나라 국가 연주 중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실수했으면 고치면 될 일을 변명, 고집 피운다"며 "일본 국가 연주 중에도 손을 얹을 건가"라고 비꼬았다.
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또 그런 말 한적 없다고 언론 탓을 할 건가"라며 "외교의 최종 목표는 국익이고 적은 최소화해야 하는데, 가는 데마다 사고치고 적을 만드나"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외교 참사의 근본은 윤 대통령 입에 있다"며 "이번 순방에서도 어김없이 국익 훼손, 국격 추락, 국가 망신 3연타를 날렸다"고 비난했다.
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매번 피해는 국민이 보고, 뒷수습을 국가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고주영 기자
